‘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산업장관, ‘찔끔 인하’ 주유소 독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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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가격 대폭 인하했지만 반영 속도 더뎌
부산, 판매가 반영율 휘발유 53%·경유 36%뿐
“재고 소진 때문”…“김정관 "주유소 반영 느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인 16일 충북 오송의 한 자영 알뜰주유소에서 소비자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인 16일 충북 오송의 한 자영 알뜰주유소에서 소비자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국내 기름값을 잡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카드를 뽑아들었지만, 가격 인하 폭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자 주무부처 장관이 주유소들을 직접 독려하고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오전 충북 청주시 한 자영 알뜰주유소를 찾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인데, 정유사 공급가격 인하가 주유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주유소 재고가 소진되면 이전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주유소 탱크를 채우는 만큼 소비자 가격이 낮아지는 건 당연하다”며 사실상 업계를 압박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인 전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1만 646곳 가운데 15.3%의 주유소만 휘발윳값을 내렸고, 17.0%만 경윳값을 내렸다.이날 같은 시각 휘발윳값과 경윳값을 동결한 주유소는 각각 전체의 83.7%, 81.5%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가격을 인상한 곳도 각각 1.0%, 1.5%에 달했다.

정부가 낮춘 정유사 공급가에 비해 주유소 판매가격 인하액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0시부터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 도매가격 상한을 제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시행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2주간 도매가격 상한은 L(리터)당 보통휘발유(이하 휘발유)는 1724원, 자동차용경유(이하 경유)는 1713원, 실내등유는 1320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에 비해 각각 휘발유 109원(1833원→1724원), 경유 218원(1931원→1713원), 등유 408원(1728원→1320원)이 저렴한 수치다.

하지만 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인 16일 오후 3시 기준 부산지역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을 보면 휘발유는 L당 1811.7원, 경유는 1810.4원으로 최고가격제 시행 직전일인 지난 12일(휘발유 1869.1원·경유 1889.7원) 대비 휘발유는 L당 57.4원, 경유는 79.3원 내리는 데 그쳤다. 부산지역 주유소들이 정부가 낮춰준 공급가 혜택 중 휘발유는 고작 52.7%, 경유는 36.4% 수준만 판매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평균 하락 폭(휘발유 64.6원·경유 85.3원) 및 판매가격 반영율(휘발유 59.2%·경유 39.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주유소들이 휘발유는 약 200원, 경유는 300원가량 가격을 급격하게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찔끔 인하'에 대해 주유소 업계는 L당 2000원대에 들여온 비싼 재고 등 재고량 소진 문제로 즉각적인 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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