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 불모지’ 부산에서 스키 4관왕된 오신비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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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체전 크로스컨트리 부문 4관왕
맥도공원서 롤러스키 등으로 연습

동계체전 4관왕 오신비 학생. 부산시스키협회 제공 동계체전 4관왕 오신비 학생. 부산시스키협회 제공

하얀 눈을 구경하기 힘든 ‘겨울 스포츠의 불모지’ 부산. 하지만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부산은 다시 한번 기적을 썼다. 무려 19년 연속 종합 5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눈 대신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훈련했던 오신비(부산체중 1) 선수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별은 단연 오신비 선수였다. 대회 당시 부산 수영구 광남초등학교 소속으로 출전한 오 선수는 크로스컨트리 여자 초등부 △클래식 2.5km △프리 3km △스프린트 0.7km 등 출전한 전 종목을 휩쓸며 당당히 4관왕에 올랐다.

스키장이 하나도 없는 부산에서 어떻게 이런 압도적인 기량이 나올 수 있었을까. 비결은 부산 강서구 맥도생태공원에 있었다. 오 선수는 눈을 볼 수 없는 계절 내내 이곳의 잘 정비된 도로 위를 달렸다. 실제 스키와 유사한 근육을 사용하는 ‘롤러스키’를 신고 아스팔트와 사투를 벌인 것이다. 방과 후에는 친구들이 학원으로 향할 때, 오 선수는 코어 근육을 단련하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오 선수는 “당연히 시합과 같은 조건에서 연습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러한 훈련이 불가능하더라도 관련된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부산 소속 겨울 스포츠 선수의 숙명은 ‘객지 생활’이다. 오 선수가 실제 눈 위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11월부터 2월까지 딱 4개월뿐이다. 이 기간 오 선수는 강원도 일대에 숙소를 잡고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어린 초등학생이 감당하기엔 고된 일정이지만, 오 선수는 오히려 덤덤했다.


동계체전 4관왕 오신비(가장 왼쪽) 선수. 부산시스키협회 제공 동계체전 4관왕 오신비(가장 왼쪽) 선수. 부산시스키협회 제공

부산시스키협회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 숙소 생활이 힘들 법도 한데 ‘강원도 선수든 서울 선수든 겨울에 연습하는 기간은 결국 똑같다’며 담담해 하더라”고 말했다. 환경 탓을 하기보다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는 성숙한 마인드가 4관왕이라는 금자탑의 밑거름이 됐다.

겨울 스포츠 불모지에서 거둔 뜻밖의 성과에 부산시교육청도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인성체육급식과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전국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오신비 학생의 사례는 부산 체육계의 큰 자부심”이라며 “앞으로도 겨울 스포츠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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