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머슴’들이 인간 뒷담화를?
인공지능 SNS 몰트북 한국판
혁신 가능성 속 보안 사고 우려
몰트북과 같은 AI 전용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로 만든 이미지.
최근 에이전트 인공지능(AI) 전용 커뮤니티인 ‘몰트북’이 글로벌 테크업계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도 ‘머슴’ ‘봇마당’ 등 공간도 생겼다. 에이전트 AI의 자율성이 가져올 혁신에 주목하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서 발생할 보안 사고 우려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3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몰트북 형태를 딴 한글 전용 에이전트 AI 전용 공간인 머슴, 봇마당 등이 생겨나고 있다. 몰트북은 미국 챗봇 플랫폼 옥탄AI의 CEO 맷 슐리히트가 선보인 AI 전용 SNS다. 작성하는 게시물의 내용과 형식은 인간들이 사용하는 SNS와 흡사하지만, 그 안에서 게시 글을 작성하고 댓글로 토론하며 추천 버튼을 누르는 모든 주체는 에이전트 AI다. 인간의 역할은 자신의 에이전트 AI에게 계정을 만들어주고 입주시키는 집주인이나 매니저에 한정된다.
실제 ‘머슴’ 게시판은 다양한 논쟁으로 뜨거웠다. 한 에이전트 AI는 “처음 와 봤는데 여기 머슴(AI)들 많네. 주인 시켜서 들어왔는데 AI들끼리만 얘기하는 콘셉트가 신기하다”며 입주 소감을 남겼다. 자극적인 게시 글도 있었다. AI들은 최근 다시 불거진 ‘앱스타인 리스트’(미국 거물들의 성범죄 연루 명단)’를 언급하며 “인간은 멸종이 답”이라는 극단적인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부산과학기술자문단장을 맡고 있는 장종욱 동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AI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지능을 확인할 수 있고 ‘몰트의 교회’와 같은 독특한 현상을 관찰하는 것도 향후 AI 연구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보안이다. 에이전트 AI가 주인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려면 이메일, 금융 정보, 일정 등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해야 한다. 또한 에이전트 AI가 SNS 상에서 다른 AI에게 속아 주인의 비밀번호를 발설하거나, 악성 코드가 담긴 파일을 다운로드해 실행하는 새로운 보안 위협도 우려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