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깊어지는 ‘통합’… 진화 나선 정청래
정청래, 합당 반대 최고위원 개별 설득 작업 시동
이언주 “합당은 반란” 직격 직후 정청래와 오찬
갈등 진화 시도에도 최고위원 “이미 늦어” 냉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개회식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조국혁신당과 합당 제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정 대표가 직접 비당권파 최고위원들과 연쇄 회동으로 갈등 진화에 나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부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을 만나고 있다. 2일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이언주 최고위원과 독대 점심식사를 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주류 교체 시도”라며 ‘2인자의 반란’, ‘대권 욕망’ 등 노골적 표현을 쏟아내며 정 대표와 정면충돌했다.
이후 정 대표는 이 최고위원에 이어 당일 황명성 최고위원과도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당 지도부 사이의 반목이 심화되자 정 대표는 전날 최고위 직후 이·황 최고위원에게 식사 자리를 제안했고, 두 최고위원이 이를 수용하면서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대표는 합당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민주당 초선 모임 등과도 만나 합당 관련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당내 합당 관련 반발이 잦아들지 않자 정 대표가 직접 반대하는 의원들을 만나 개별 설득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전날 비당권파 최고위원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 문정복 최고위원에게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문 최고위원은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문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를 하던 시절, 공개 자리서 이 대통령에게 모진 말을 쏟아낸 사람들 당원들이 다 심판했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어 “당대표는 개인이 아니다. 당원들 총의로 만들어진 대표가 제안을 한 것인데 면박주고 비난하는 것이 민주당 가치인가”라고 현장에서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을 직격하면서 내부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만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정 대표의 진화에도 여전히 합당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는 모양새다. 황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정 대표에게) 이 정국을 빨리 안정적으로 정리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지방선거 전에는 합당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슈가 터지고 사안이 전반적으로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최고위원을 만난다는 것은 사실은 좀 늦은 것”이라며 “최소한 찬반 입장 정리까지 내부 토론, 최고위, 의원총회, 당원 의사를 묻는 과정에서 합의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절차”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들은 정 대표와 회동에서도 합당 추진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등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많이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조만간 합당과 관련해 전국 17개 시도당에서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선수별 의원 모임을 추진하는 등 여론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관련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계획대로라면 민주당은 2월 말 내지 3월 초 당 대 당 논의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