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구청장 지선 출마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민주당
“정치 후배 기회 박탈” 볼멘소리
“선거 승리 위해 불가피” 반박도
당 차원 지역 인재 양성 급선무
더블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이재찬 기자 chan@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임 부산 구청장들이 오는 6·3 지방선거 출마 채비에 나서자 당내 일각에서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전임 구청장들의 재등판이 정치 후배들의 출마를 막는다는 주장과 부산 선거 승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는 것이다. 민주당이 부산에서 당내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지 못하고 이에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후보들이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선 7기 전임 구청장들은 이번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철훈(영도), 김태석(사하), 박재범(남), 서은숙(부산진), 정명희(북), 최형욱(동), 홍순헌(해운대) 등으로 이중 정명희 전 북구청장은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 시 공석이 되는 북갑 보궐선거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바람이 불었던 지방선거 당시 부산 16개 구군 중 13곳을 민주당이 석권했는데, 이중 최대 7명이 재등판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전임 구청장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이자 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는 일부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직 지역위원장이자 전임 구청장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고 이에 정치 후배들의 기회가 박탈된다는 주장이다. 이번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는 한 인사는 “전임 구청장이면서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들은 후배들에게 구청장 기회를 주고 총선을 준비하는 게 긴 안목에서는 더 바람직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나 전임 구청장들의 고민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집권 여당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높긴 하지만 여전히 보수 우세 지역인 부산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당 차원에서도 인지도가 있고 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임 구청장들이 전면에 나서 부산 탈환에 앞장서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있는 만큼 그 요구를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에 일각에선 당의 후보 선출 기준에 따라 경선에서 후보자가 경쟁력을 입증하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전임 구청장이 넘어야 할 산이라면 출마 예정자가 능력을 입증하고 인지도를 키워 공정한 경선에서 승리하면 된다”며 “부산은 당내 인적 구성도 약한 상황인데 경쟁력 있는 출마자 한 명 한 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 오랜 기간 동안 계속돼 온 ‘지역 인재 양성화 부재’라는 묵은 과제가 선거가 다가오면서 촉발된 것이란 해석이다. 부산 민주당 한 관계자는 “중앙당과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