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비축유 1억 배럴 시대’ 개막…"석유공급 위기 대응"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정부 석유비축 1억 배럴 시대를 맞았다. 한국석유공사 박현규 비축사업본부장이 2023년 10월 울산 석유비축기지에서 비축유 방출태세 및 시설안전 현장점검을 하는 모습. 석유공사 제공
석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정부 석유비축 1억 배럴 시대를 맞았다. 지난 45년 동안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석유 수급 위기에 대비해 꾸준히 비축유 확보에 힘써 온 결과다.
산업통상부는 22일 올해 마지막 비축유를 실은 유조선이 한국석유공사 거제 석유 비축기지에 도착하면서 정부가 확보한 비축유 물량이 총 1억 배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민간 자체 비축 물량 약 9500만 배럴을 합하면 우리나라는 비상시에도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 210일 이상 사용할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1980∼1990년대 1·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에너지 안보 중요성 부각되자 1980년부터 석유 비축계획을 수립하고 비축유를 체계적으로 확충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은 IEA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석유 비축량을 확보해 글로벌 석유 공급 위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 안전망을 갖추게 됐다. 산업부는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어떤 석유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앞으로도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달 초 마련한 제5차 석유 비축계획에서 비축유의 양적 확대보다 국내 수요에 적합한 선호 유종으로 계획을 재편하는 등 질적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제5차 석유비축계획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이행되며, 그간 축적된 석유 비축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석유 공급망 강화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 비축기지는 안전 최우선시설인 만큼, 노후 설비를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재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