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항만·물류에 AI 적용하니… 시간·비용 절감 효과 톡톡
해진공, AI 전환 실증 사례 공개
위험물 선적 예약·터미널 통계 등
4개 분야서 업무 효율성 개선돼
향후 실증 대상·범위 확대 계획
터미널 통계 분석 AI 실증 사업을 벌인 부산항 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부산일보DB
한국해양진흥공사가 LG CNS와 함께 해운·항만·물류 산업 인공지능 전환(AX) 속도를 높이기 위해 벌인 실증사업 사례를 공개하고, 산업 현장 AI 실증 확산에 나서기로 했다.
해진공은 지난 10월부터 HMM, 팬오션, 남성해운, 현대LNG해운,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기업이 참여해 각 현장에 AI를 적용한 결과 업무 효율성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해진공이 AI를 적용한 실증 분야는 크게 △위험물 선적 예약 △터미널 통계 분석 △컨테이너 손상 견적 △해사 사이버 보안 4개 분야다.
우선 선박에 위험물을 실을 때 적용해야 하는 복잡한 규정과 제한 사항을 대부분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고 서류에 기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국제 해상위험물 규칙인 IMDG 코드 분류, 선박별 허용 위험물 적재 정보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실무자 업무 부하를 줄이고, 고객 편의를 제공하는 데 챗봇을 활용한 생성형 AI 기반 위험물 예약 자동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챗봇에 출발지와 도착지, 화물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선적 가능 여부를 판단해 적절한 항로와 일정을 안내한다. 단순 문의를 포함해 24시간 즉각 대응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예약 전환율을 높이면서 영업 기회 손실을 최소화 했다. 연간 예약 소모 시간도 8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두 번째로 각 터미널 운영사들은 물동량과 항차, 노선별 하역량 등 통계 데이터를 일일, 주간, 월간 단위로 분석해 생산성과 영업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물동량 변화에 따라 업무 시간도 변화가 크고, 분석 정확도에 편차가 발생했다. 실증 사업에서는 자연어 기반 AI 기술을 도입해 다양한 로데이터와 자연어를 인식·해석할 수 있게 했다.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데이터 변수와 로직을 적용해 분석한 뒤 시각화된 정보로 제공하고,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도 제공해 업무 부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연간 136시간 시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세 번째로 화물 운송 용기인 컨테이너가 여러 부두를 옮겨 다니며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수리를 위한 손상 정도 판단에서 중복·과다 비용 청구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여기에 AI로 컨테이너 사진을 분석해 손상 유형을 자동 분류하고, 담당자가 제시한 견적서와 비교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AI가 맡게 했다. 이 비전AI 기술을 적용한 뒤 실무자 검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물론 비용 절감 효과가 확인됐다. 연간 약 22만 건의 견적 과정을 AI가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마지막으로 선박 운항에 필수적인 안전과 보안 분야 국제기구 규제 지침이 수시로 개정되면서 각 선사들의 업무 부하도 높았다. 수작업 과정에서 누락·오류도 빈번하다. 실증 작업에서는 생성형 AI를 적용해 개정된 지침과 기존 문서를 비교해 규정을 스스로 업데이트 시키고, 최신 보안 규정과 사내 보안 문서를 자동 비교해 반영되지 않은 항목이나 개정이 필요한 항목은 AI가 수정을 제안함으로써 개정 지침 반영 정확성과 규제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었다. 연간 이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 85%를 줄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해진공은 이번 실증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실증 대상과 범위를 넓히고, 그 결과를 업계에 공유해 해양산업 AI 전환 속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