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정권 테러 단체 지정… 해상 완전 봉쇄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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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 유조선 전면 봉쇄
사실상 베네수 오가는 선박 차단
정권 최대 자금줄 차단 전략
마두로 정권 축출 시도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하누카(유대교 명절) 리셉션에 참석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하누카(유대교 명절) 리셉션에 참석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정권을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인데, 이번 조치는 마두로 정권의 최대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글을 올리며 “나는 오늘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해 전면적이고 완전한 봉쇄를 명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네수엘라는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함대에 완전히 포위돼 있다”며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며 그들이 받게 될 충격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으로부터 훔쳐 간 모든 석유, 토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겨냥하며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훔친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이용해 정권 유지와 마약 테러리즘, 인신매매, 살인, 납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자산을 훔친 행위와 더불어 테러리즘, 마약 밀수, 인신매매 등 다른 많은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은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 대상을 ‘제재 대상 유조선’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미국이 마두로 정권을 향해 고강도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송에 나서는 외국 유조선이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실제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모든 유조선이 사실상 봉쇄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의 최대 자금줄인 석유 수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사실상 마두로 정권 붕괴 작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범죄자, 테러리스트, 또는 다른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약탈하거나 위협하거나 해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적대적인 정권이 우리의 석유, 토지, 기타 어떤 자산을 빼앗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것은 즉시 미국으로 반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16일 전쟁 범죄 논란에 휩싸인 미군의 마약 의심선박 2차 공격 전체 영상을 일반 대중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2일 미 해군은 카리브해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국적 선박을 격침한 뒤 2차 공격을 가해 선박 잔해에 매달린 생존자 2명을 살해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연방 의회 상원의원들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최고 기밀인, 편집되지 않은 전체 영상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영상 공개 여부에 대해 당초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가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번복하면서 “헤그세스가 하길 원하는 모든 것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한 바 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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