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불출석' 쿠팡 김범석 고발 의결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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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우 쿠팡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 로저스 대표.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 연합뉴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우 쿠팡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 로저스 대표.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 연합뉴스

3370만 명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쿠팡의 실질적 소유주 김범석 의장이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국회는 국회 증언·감정 법률 위반(불출석) 혐의로 쿠팡 김 의장을 고발키로 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청문회를 열었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 불참했다. 대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대표가 출석했다.

이날 로저스 대표는 쿠팡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사실과 관련해 “SEC 규정에 따르면 이번 사고 같은 경우는 중대 사고가 아니어서 공시할 의무는 없었다”며 “다만 이번 이슈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오늘 공시를 진행했다. 쿠팡은 미국 관련 법령상 민감한 개인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 의장 대신 참석한 로저스 대표는 청문회 내내 “언어 문제로 소통이 어렵다” “한국어를 전혀 못한다” 고 책임 회피성 답변을 하며 빈축을 샀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질문과 답변이 반복될 뿐 내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야는 김 의장 불출석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김 의장에 대해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라는 이유로 참석 못 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언어도단이다. 국민을 우롱하고 전 세계 시장에 있는 쿠팡 투자자들에게 절망을 안겨 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여야 합의로 이날 전체회의에서 “쿠팡 김범석 증인은 우리 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정당한 이유 없이 10월 14일과 28일 두 차례 불출석했다”며 김 의장 고발 안건을 가결시켰다.

한편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맞물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징벌적 과징금 규정이 개정된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중대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기업에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처리를 가결했다. 개정안은 대규모 개인 유출 피해가 발생하면 과징금 상한을 전체 매출액 기존 3%에서 최대 10%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개정안 시행 전 발생한 사고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은 과징금 폭탄을 피할 전망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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