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교육-행정 엇박자에 학생만 '눈물'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27년 9월 개교 신문1지구초교
개발사업 준공 1년 이상 지연되자
교육청 부지 매입 문제로 착공 불발
올해 신문초도 공사판 한가운데 개교
통학버스까지 중단되며 학부모 ‘부글’

경남 김해시 신문동의 (가칭)신문1지구초등학교 예정 부지. 경남도교육청은 당초 2027년 9월 해당 학교의 개교를 예고했으나 학교 부지 매입 문제로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신문동의 (가칭)신문1지구초등학교 예정 부지. 경남도교육청은 당초 2027년 9월 해당 학교의 개교를 예고했으나 학교 부지 매입 문제로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이경민 기자

경남 김해시 신문동에서 진행중인 도시개발사업과 교육 행정이 연이어 엇박자를 내면서 애꿎은 학생 피해만 속출하고 있다.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가뜩이나 늦은 초등학교 개교가 반년 이상 더 늦어지게 된 데다 이미 문을 연 학교에서는 통학버스가 운행을 중단해 학부모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7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7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던 가칭 ‘신문1지구초등학교’ 건립 사업이 사실상 멈췄다. 사업비 759억 원이 투입된 신문1지구초등학교는 신문동 377번지 일대 1만 5000㎡ 부지에 47학급, 1042명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남도교육청이 ‘공유재산법 위반 소지’를 이유로 학교 부지 매입을 거부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도교육청은 개발사업 준공 시점이 지난 8월에서 내년 연말로 미뤄지면서 지금 부지를 매입해도 소유권 이전 등기는 준공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지 매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신문1지구 아파트 주민들은 교육 당국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반발 중이다. 입주예정자들은 “학생들의 안정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도교육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며 오는 20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개발사업 조합마저 학부모 불편을 고려해 ‘착공 후 매매’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정작 경남도교육청은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의 부지 매입 권고에도 팔짱만 끼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신문1지구초등학교는 당장 착공해도 2028년 3월 이후에나 개교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

신문1지구와 접한 신문지구에 문을 연 신문초등학교 역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이어진다.

경남도교육청은 도시개발사업이 한창이던 지난 9월 공사장 한복판에 신문초를 개교했다. 당시 학생들은 위험한 통학로를 매일 이용해야 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통학버스를 투입했고 4000요 세대 규모의 공동주택과 학교를 연결하는 육교가 설치될 때까지 운행하기로 했다. 그러다 내년 2월 육교 설치가 끝나면 통학버스 운행이 중단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논란은 다시 불붙었다.

신문초 학부모들은 운행 연장을 요구했고, 도교육청은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 문제’로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김해시청 누리집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통학버스 지원 중단을 재검토해 달라는 주민 민원이 잇따른다.

김해시 최대 도시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신문1지구와 신문지구에서 잇달아 학교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자, 경남도교육청이 좀 더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이시영 의원(김해7)은 “해당 지역은 연약지반이라는 기술적 한계와 경제 불황이 겹쳐 공기가 늘어났다”라며 “교육 당국이 안일하게 대응할 게 아니라 학생 피해가 이어지고 있으니 교육권을 최우선에 두고 적극적인 행정을 해야한다”고 질책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