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넷플보다 재밌다” vs 국힘 “공직 사회 압박”
논란 속 생중계 업무보고 지속
탈모 치료약 건보 확대 논의도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이목을 끌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2주 차 부처별 업무 보고가 16일 시작됐다. 이번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는 역대 정부 최초로 전 국민 생중계되는 데다, 이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관련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 업무보고에 대해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더라”고 자평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직 사회에 대한 압박”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 국민권익위원회와 산하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복지부 업무 보고에서 환자가 치료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해 길 위에서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응급실 뺑뺑이로 119 구급차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며 “원래는 대한민국에 응급실 뺑뺑이 개념이 없었다. 옛날에는 병원이 진료 거부를 못 하게 돼 있었다”며 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지역의사제 등으로) 의사를 (배출해) 밀어 넣는 것도 해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원인 제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탈모 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탈모가) 옛날에는 미용 문제라고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무한대 보장이 너무 재정적 부담이 크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을 하는 등 검토는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2022년 대선에서 탈모 치료약의 건보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다만 올해 대선에서는 이를 공약으로 내걸지는 않았다.
문체부는 이날 업무 보고에서 K컬처 산업 육성과 관광 활성화 방안을 핵심 현안으로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각광받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며 “그런 측면에서 정부 영역의 지원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광 활성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관광지 바가지 논란을 짚었다. 이 대통령은 “관광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도 바가지 논란으로 한번에 날려 먹는다”며 정식 업소가 아닌 업체에 대한 바가지 문제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례 없는 생중계 업무 보고에 대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요즘 업무보고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져 생중계 시청률도 많이 나올 것 같다.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더라”며 “국민이 국정에 관심이 많아진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업무 보고를 공직 사회에 대한 본보기식 압박이자 전 정부 인사 찍어내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연일 생중계로 진행되는 업무 보고가 국정 현안 점검이 아니라 전 정부 인사를 겨냥한 ‘찍어내기’로 변질되고 있다”며 “공직자를 공개 석상에 세워 추궁하고 힐난하는 건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압박이자 노골적인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