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서울시장 경쟁 본격화되는데 … 정원오 공개 칭찬한 이 대통령
현 3선 성동구청장이자 내년 서울시장 출마 예상
높은 지지율에 “명함도 못 내밀 듯”, ‘명심’ 드러냈나 해석
다만 대통령실 “지방선거 의식한 글 아냐” 해명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회 다산목민대상 시상식에서 수상 지자체 단체장(왼쪽부터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조병옥 충북 음성군수,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에 대한 칭찬 글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직접 남겨 눈길을 끌었다. 여권 내 지방선거 공천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명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성동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0%를 상회하는 긍정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의 언론 기사를 게시했다. 성동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에서 ‘구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92.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은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 ㅋ”라고 적었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정 구청장은 2014년부터 성동구청장으로 3선을 지냈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구민에게 공개해 직접 민원을 듣는 등 적극적인 행정으로 인기가 높다.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이 점화되는 상황에 맞춰 정 구청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신의 격려 글이 지방선거와 관련해 해석될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대통령이 이를 감수하고 직접 언급한 것은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당내에서는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박홍근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서영교·전현희·김영배 의원,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를 떠올리며 얘기한 것일 뿐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인용한 조사는 성동구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21∼24일 성동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가상 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100%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다. 조사 결과에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른 지역·성별·연령별 가중치가 반영됐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