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해공항 폐쇄? 가덕신공항 2029년 적기 개항이 우선
민주 이재명 전 대표 측 폐쇄 방안 '만지작'
정치적 고려로 개항 차질 땐 역풍 가능성도
2029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중인 가덕신공항 앞에 또다른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는 6월 3일 조기대선을 앞두고 국회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의 캠프 내에서 가덕신공항의 전면적인 밑그림을 수정하는 육성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경제 공약 싱크탱크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가 가덕신공항 확장 등을 내용으로 공약을 다듬고 있다고 한다. 가덕신공항을 이 대표의 지역 균형발전 공약 안에 포함된 소위 남부지역 ‘U벨트’의 물류 중심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이 구상이 현재 운영 중인 김해공항을 폐쇄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해공항 폐쇄를 전제로 한 가덕신공항 역할 재설정 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당장 지역사회에서는 ‘신공항을 놓고 또 무슨 정치적 고려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포기, 박근혜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정, 문재인 정권의 가덕신공항 신설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해 오던 신공항 정책이 조기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까지 2029년 개항조차도 불투명했을 정도로 신공항 정책의 표류를 지켜봐 온 지역사회는 유력 대선주자의 캠프에서 고려중이라는 공약 소식만으로도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그게 신공항 자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김해공항만 폐쇄하는 것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김해공항 폐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박근혜 정권 당시 해외 공항전문 용역사가 밀양과 가덕을 놓고 신공항 입지 선정을 할 당시에도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하면 김해공항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가 부산지역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 이 대표 측의 공약 검토는 당시와는 달리 확정된 가덕신공항의 역할 재설정 조치로 보이지만 여러모로 부산 시민들에겐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시도에 가깝다. 이미 활주로 1본을 전제로 건립에 들어간 가덕신공항에 폐쇄한 김해공항의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공사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해공항 폐쇄로 지역 공항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우려까지 만만찮게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가덕신공항의 역할 재설정 검토 정도를 놓고 부산지역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조기대선에서 이 전 대표가 가지는 무게감을 부산지역이 그만큼 무겁게 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당선될 경우 인수위도 없이 곧바로 취임하는 만큼 공약은 곧바로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큰 점도 고려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부산지역으로선 김해공항의 포화로 인해 절박하게 시작된 가덕신공항 건립과 관련해 2029년 적기 개항에 차질을 주는 모든 변수를 정치적 고려로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