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국힘 경선… PK 의원들의 지지도 ‘뿔뿔이’
홍준표·한동훈 지지 나서, ‘줄서기’ 본격화
‘한덕수 차출론’ 주도, 나경원 캠프 합류도
뚜렷한 대세 없어… ‘전략적 유보’ 지속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화됐지만, 당내에 뚜렷한 대세 주자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의원들의 입장도 갈리고 있다. 일부는 조심스럽게 지지 의사를 내비치며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다수는 여전히 경선 판도를 관망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PK 지역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 중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 김대식, 백종헌, 윤영석, 박성민 의원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특히 김대식 의원은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초선모임 대표직을 내려놓고 지지를 공식 선언해 주목받았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누가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꺾고 정권을 되찾을 수 있느냐는 국민적 요청”이라며 “그 답은 홍준표 후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내에서 홍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원들이 많다. 제가 스타트를 끊었고, 앞으로 지지 선언이 이어질 것”이라며 “30여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를 지지하는 PK 의원들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는 조경태, 정성국, 정연욱, 김상욱, 서범수 의원이 참석했고, 11일 부산 방문 일정에도 조경태, 정연욱, 정성국 의원이 동행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세우자는 이른바 ‘한덕수 차출론’도 PK 지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수영 의원은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뉴스트라다무스’에 출연해 “한 대행의 출마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 54명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초반에는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검토 중’이나 ‘결심하면 알려주겠다’는 등 태도가 달라졌다”며 “지지율이 뒷받침된다면 출마 결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경원 의원을 지지하는 PK 지역 의원도 일부 확인됐다. 부산에서는 박성훈 의원이 지난 11일 나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참석했고, 박상웅 의원은 나 의원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다만 박성훈 의원 측은 “아직 지지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며, 개인적 친분 때문에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 후보를 둘러싼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번 선거의 본질은 한덕수 차출론보다,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세력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국민의힘이 내란 옹호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선이 본격화 되면) 한 대표를 지지하려는 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다수의 PK 의원들은 여전히 ‘관망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 확실한 대세 주자가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지지를 선언했다가 향후 당내 입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경선 구도를 좀 더 지켜본 뒤, 본선 국면에서 유리한 쪽에 힘을 실으려는 ‘전략적 유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당심보다 민심이 더 중요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편 가르듯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은 당내에서도 부담스럽게 여겨진다. 내부 경쟁보다는 본선에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깔린 것”이라고 전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