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농가 속타는데... 산청 산불 피해집계 2주 더 걸린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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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면적 크고 인명·재산 피해 집중
3일까지 539건·55억 원 피해 확인
15일까지 신고 접수…최종 집계 예정

산청군 시천면 한 과수원 비닐하우스. 이번 산불로 기자재 등이 모두 타고 뼈대만 남았다. 김현우 기자 산청군 시천면 한 과수원 비닐하우스. 이번 산불로 기자재 등이 모두 타고 뼈대만 남았다. 김현우 기자

경남 산청 산불의 주불이 잡힌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정확한 피해 집계는 2주가량 더 걸릴 전망이다.

6일 산청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산청군 시천면에서 최초 발화한 이번 산불은 강풍을 타고 지리산국립공원은 물론, 인근 하동군 옥종면, 진주시 수곡면까지 번지며 큰 피해를 냈다.

산불은 발생 10일째인 지난달 30일, 약 213시간 만에 주불이 잡혔으며, 현재 잔불 정리와 함께 피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산불이 번진 하동군 옥종면은 경남도 기념물인 수령 900년의 ‘두양리 은행나무’가 소실됐으며, 임야 약 700ha가 불에 탔지만, 다른 재산 피해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진주시 수곡면과 지리산국립공원에도 불이 번졌으나, 확산한 면적이 넓지 않아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다만 산청군의 경우는 정확한 피해 집계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추정되는 피해 면적은 1158ha, 축구장 1600여 개 규모로 넓은 데다, 다른 지역 대비 인명·재산 피해가 집중됐다. 또한 아직 산불국가위기경보 ‘심각’ 경보가 유지되고 있고 잔불 정리도 끝나지 않았다. 관련 인력이 오롯이 피해 조사에만 매달릴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피해 조사는 거의 지자체 자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피해 집계에만 2~3주가량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청군 시천면 한 곶감 생산농가. 산불로 곶감 건조장 등이 불에 타 주저앉았다. 김현우 기자 산청군 시천면 한 곶감 생산농가. 산불로 곶감 건조장 등이 불에 타 주저앉았다. 김현우 기자

현재 산청군은 중앙합동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내 산불 피해 현황을 접수하고 있다.

지난 3일까지 파악된 지역 산불 피해 규모는 주택 전파 21가구, 농업시설·기계 훼손 25개, 떫은 감·두릅·은행 등 산림작물 4ha, 꿀벌 4개 농가 등 총 539건 약 55억 4700만 원 정도다.

특히 산림작물 농가의 경우 많게는 재배 면적의 80∼90%가 소실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산청군 관계자는 “산불 후속 작업을 지자체가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합동지원센터는 연락이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며 "비록 인원은 부족하더라도 피해 복구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청군은 군청은 물론, 각 읍면 행정복지센터 직원까지 총동원돼 피해 집계와 잔불 정리, 이재민 지원 업무에 투입된 상태다.

전 직원이 순번제로 당직을 하며 업무를 보고 있지만, 관련 업무가 너무 많아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산청군은 오는 15일까지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최종 집계에 나설 방침이다.

중앙합동지원센터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커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건 사실이다. 일단 1차적으로 조사를 하고 이후 조사 물량들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판단이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적어도 2주 정도는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산청군 시천면 한 양봉농가. 벌통이 모두 불에 탔으며, 주변으로 꿀이 흘러있다. 김현우 기자 산청군 시천면 한 양봉농가. 벌통이 모두 불에 탔으며, 주변으로 꿀이 흘러있다. 김현우 기자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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