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6일째…강한 바람 탓 진화 기미 안 보여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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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영향면적 3만 3204ha
평균 진화율 44%에 그쳐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26일 오후부터 27일 새벽 사이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 일대에서 지리산과 민가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 당국은 낙엽층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26일 오후부터 27일 새벽 사이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 일대에서 지리산과 민가를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림 당국은 낙엽층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에 발생해 경북 북동부로 6일째 확산 중인 산불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는 데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없어 산불 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022년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난 산불 피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고 추정한다.

27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이 3만 3204ha로 추산됐다. 산불 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피해 면적과는 다른 개념이다.

화선 안에 있더라도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영향면적에 포함되나 피해 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에, 통상 산불영향면적이 실제 피해 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이번 산불의 영향면적은 지역별로 의성이 1만2685ha로 가장 넓고, 영덕이 7819ha, 청송 5000ha, 안동 4500ha, 영양 3200ha 순이다.

이날 오전 기준 평균 진화율은 44.3%로 불을 절반도 끄지 못한 상태다. 세부적으로는 청송이 77%로 진화율이 가장 높지만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의성은 5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안동은 52%에 불과하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덕의 진화율은 10%, 영양의 진화율은 18%에 그치고 있다.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진화에 도움을 줄 정도로 비 예보도 없어 진화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완전 진화 시기도 예상하기 어려운데, 현재 진화율을 고려할 때 불이 완전히 진화되면 피해 면적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산불 피해 면적이 2022년 울진·삼척의 산불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3월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난 불로 1만 6000여ha가 불에 탔다. 진화작업이 이뤄질 당시 울진·삼척 지역의 산불영향구역은 2만여ha였다. 현재 산불영향면적이 2022년을 뛰어넘었기에,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고 집계되는 피해 면적도 2022년보다 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림·소방당국은 이날도 헬기 79대와 인력 4000여명, 진화 차량 661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지역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산불 확산을 차단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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