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선업 인력, 우즈베키스탄서 직접 키운다
우즈벡에 ‘글로벌 인력양성센터’ 개소
코리안드림 꿈꾸는 370명 기술 교육
이르면 7월부터 국내 조선소에 투입
김두겸 시장 “조선 구인난 해소 기대”
베트남, 태국에서도 인력 양성 추진
울산시가 주력산업인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인력양성센터를 개소했다. 올해 교육생 규모는 370명으로 이르면 7월부터 국내 조선소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외사절단을 이끌고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김두겸 시장은 18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8시)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훈련소에서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김 시장과 무사예프 베흐조드 우즈베키스탄 이민청장을 비롯해 하이룰로 보조로프 페르가나 주지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기관장은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 현판식을 한 뒤 각종 교육시설을 둘러보며 두 도시 간 상호 발전을 논의했다.
이날 개소식은 지난해 8월 울산시와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인력 양성 사업에 관한 협약(MOU) 체결 이후 7개월 만에 맺은 결실이다.
울산시가 10억 원을 들여 센터에 교육기자재를 지원하고, HD현대중공업이 교육과정과 강사를, 우즈베티스탄 정부가 교육생 모집을 맡기로 했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50여 분 거리에 있는 이곳 센터는 교육생 370명을 대상으로 3개월(총 10회가량)에 걸쳐 한국어 교육, 철골 구조물을 세우는 발판, 선박에 페인트를 입히는 도장, 그라인더로 선박 표면을 갈아내는 사상, 보온과 전기 등 5개 직종별 맞춤형 교육을 한다.
202명을 뽑는 첫 교육생 모집에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1772명이 지원해 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1~2차 교육생으로, 3차 교육생 170여 명은 추후 모집한다.
이 중 90명은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E-7·전문인력)으로, 나머지 280명은 울산형 고용허가제 시범사업(E-9·비전문취업)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현재 울산에서는 조선업계에 올해 1월 기준 외국인 근로자 8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베트남 2230명, 스리랑카 1280명, 우즈베키스탄 약 680명 등이다. 한 지역 조선소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은 성실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현장 적응력이 높다”고 전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현지 인력양성 교육센터는 울산지역 조선업체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을 주는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교류 협력사업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침체기를 딛고 호황기에 진입한 국내 조선업이지만 인력난이란 암초가 여전한 상황이다. 장기간 이어진 불황과 고령화로 숙련공이 대거 빠져나갔고, 저임금과 다단계 하청구조도 심각한 인력난을 더 부추기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에 연평균 1만 2000명의 인력이 부족하고, 2027년에는 13만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
울산시는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우즈베키스탄(370명) 이외에도 베트남(160명), 태국(125명) 등에서도 조선업 현지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