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부족하지만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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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전에 제가 했던 성 성담 내용을 하나 소개합니다.

질문: 저는 20대 초반의 미혼 여성입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성관계를 가졌고,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여러 남자를 만나고,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수술도 겪었습니다. 그때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혹시 나중에 아이를 갖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어요. 때로는 너무 괴로워서 견디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후회스럽고, 염치없는 삶을 살아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답변: 우선, 너무 자신을 탓하지 마세요. 당신이 겪어온 시간이 힘들었을 테지만, 그것이 당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후회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더 나은 길을 고민하고 계신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다짐과 실천입니다. 당신이 이 고민을 털어놓고 글로 적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변화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뜻이에요.

혹시 내 몸은 ‘나’가 아니라 ‘내 것’이란 말 아세요? 마음과 몸을 분리해서 생각해 보세요. 내 마음을 더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 당신이 느끼는 고민과 감정들을 차근히 들여다보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생각해보세요.

절대적인 진리는 없습니다. 결코 사회, 문화, 가치의 희생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살폭탄을 안고 여인들과 아이들이 북적이는 시장에서 터트린 어처구니없는 범죄자도 자기는 진리의 편에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과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당신의 일부로 남더라도 더 이상 당신을 지배하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여기, 지금(here and now)’입니다. 톨스토이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생각 말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면서,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또한, 자신을 스스로 긍정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소중한 존재야’라고 다독여 주세요. 독서를 하거나,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내적인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당장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아이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너무 앞서서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의 나를 돌보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집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천천히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연습을 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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