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10곳 중 9곳 “외국인 유학생 채용 만족도 높다”
부산상의, 지역기업 503곳 대상 인식·의견 조사
응답기업 13.5%, 외국인 유학생 채용 경험 있어
45.7% “구인난 해소에 외국인 유학생 도움될 것”
유학생 채용 E-7비자 한계… 광역비자 등 도입 절실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지역 기업 10곳 중 9곳은 내국인 못지 않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지역 기업들이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구인난 극복의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5일 지역 주요 기업 503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지역 기업체 외국인 유학생 채용 관련 인식 및 의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13.5%는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전문취업비자인 E-7 비자를 발급받아 채용한 경우는 63.9%에 달했다. 외국인 유학생 채용 경험이 있는 기업들의 91.2%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외국인 유학생 채용의 장점으로는 전문성(35.3%)이 가장 높았으며, 생산성(27.9%), 한국어 능력(16.2%), 문화적응력(7.4%), 근로의식(5.9%)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기업의 절반 가까이(45.7%)는 외국인 유학생 채용 확대가 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며, 신규 채용을 희망하는 곳도 전체의 25.6%에 달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으로 활용될 여지가 높은 셈이다.
지역기업이 채용을 희망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학력 수준은 전문학사가 60.6%로 가장 높았으며, 4년제 학사(37.2%), 석사급 이상(2.2%) 등이 뒤를 이었다. 선호 국적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가 41.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국적 무관(33.2%), 중국(9.7%), 우즈벡(6.2%), 북미(3.4%), 네팔(2.6%) 등의 순이었다.
지역 기업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역량으로는 근무태도(30.0%)가 으뜸으로 꼽혔다. 인력 관리 부담이 높은 만큼 근무태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구사 능력(20.3%), 업무 숙련도 및 직무 경력(17.9%)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역 기업이 외국인 유학생을 가장 채용하고 싶어 하는 직무로는 제조·생산직(64.2%)이 주를 이뤘다. 생산 분야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사무관리(11.5%), 운송·물류(10.3%)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 기업 상당수가 제조·생산직에 외국인 유학생을 고용하고 싶어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채용 시 취득해야 하는 E-7 비자는 규정상 단순 제조·생산 인력에는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기업의 인력 수요와 제도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해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광역비자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은 “지역기업의 생산 현장에도 스마트 팩토리 도입 등 전문 인력이 상당수 필요한 만큼 E-7 비자의 직무 요건 범위가 넓어질 필요성이 크다”며 “외국인 유학생 채용이 청년층 감소와 인력난 해소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채용 확대 방안을 폭넓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