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위기 벗어나자" 올해 전기차 출시 '러시'
현대차·기아, 플래그십 등 공세
르노·KGM도 새 모델 출시 계획
전기 픽업트럭·PBV로 틈새 공략
아우디·볼보·BMW·벤츠도 가세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메이커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양한 전기차 출시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서부터 픽업트럭, PBV(목적기반모빌리티), 플래그십까지 대략 20종 이상의 전기차가 선보일 예정이고, 정부도 지원금 확대와 세제 감면 연장 등으로 수요 진작에 나선다.
다만 아직까지 화재에 취약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대규모 출시와 정부 지원이 수요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산 전기차 다양한 라인업 출시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올해 신형 전기차 7종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올 1분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9은 기아의 동급 ‘EV9’보다 전장은 50mm, 전고는 35mm, 축간거리는 30mm 각각 커져 역대 최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1회 충전시 최대 532km(연구소 측정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EV9이 국내시장에서 고전했던 상황에서 아이오닉 9이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또한 ‘넥쏘’ 후속 수소전기차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제네시스에선 1분기에 ‘GV70’ 전동화모델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는 고성능 대형 전기 SUV ‘EV9 GT’와 함께 새로운 PBV 모델 ‘PV5’, 준중형 전기 SUV ‘EV5’와 첫 전기 세단 ‘EV4’를 각각 선보인다.
PV5는 패신저, 카고, 오픈베드, 샤시캡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해 PBV 시장 선점에 나선다. EV5는 기아가 2023년 말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전기차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1만 대를 넘어서는 등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유럽에서 선보인 중형 전기 SUV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을 올 하반기 선보인다. 이 차는 르노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을 기반으로 설계된 모델로, 지난해 2월 스위스에서 열린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2024 올해의 차’로 뽑히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1분기에 출시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O100에는 중국 비야디(BYD)와 협력해 국내에서 생산 중인 배터리팩이 탑재될 예정이다.
■수입차, BYD 전기차 대거 출시
수입 메이커들 가운데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올해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BYD다.
BYD는 배터리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 소형 SUV·중형 세단·소형 해치백·중형 SUV 등 다양한 라인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YD는 2022년 7월 일본 진출 이후 2년간 4000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BYD가 일본에서 저조했듯 국내에서도 초기에는 제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렌터카, 법인차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해 국내 중견 3사의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초 ‘Q6 e-트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이전 모델인 Q8 e-트론의 부진을 만회할 핵심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볼보차코리아는 소형 전기 SUV ‘EX30’을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국내에는 후륜 기반의 싱글 모터 익스텐디드가 선보이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 351km다.
BMW그룹에선 올해 미니코리아가 4개 모델을 출시한다.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 ‘뉴 미니 에이스맨’, ‘뉴 올-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eJCW’ 등이다.
그동안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였던 벤츠코리아는 올해는 지난해 한정판으로 출시됐던 ‘G 580’의 일반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경기침체에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신 등으로 올해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정부가 청년과 다자녀 부모에게 전기차 구매 지원금을 확대하고 세제 감면을 연장키로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사다. 정부는 올해부터 생애 최초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청년들에게 보조금(국비)을 20% 추가로 지원하고, 자녀수에 따른 보조금도 100만~300만 원 더 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한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을 2026년말까지 연장키로 한 것도 수요에 다소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