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보조금 47억 4500만 달러 체결
당초 64억 달러였으나 투자 규모 낮추면서 보조금도 줄어
2026년 가동 미뤄진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본격화 전망
삼성전자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확정 지었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마지막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미 테일러 반도체 투자에 대해 47억 4500만 달러(6조 9000억 원 상당)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이는 당초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 당시 발표한 보조금(64억 달러)과는 다소 줄어든 금액이다. 앞서 보조금 규모를 확정 지은 인텔(78억 6500만 달러)과 TSMC(66억 달러), 마이크론(61억 6500만 달러)보다도 적다.
이는 당초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미국에 총 4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고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는 예비거래각서를 맺었으나, 협상 과정에서 최종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 이상’으로 낮추면서 보조금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을 따져보면 삼성전자의 보조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2.7%로, 미국 기업인 마이크론(12.3%)이나 인텔(8.7%)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 19일 미국과 직접 보조금 지급 계약을 맺은 SK하이닉스의 투자금 대비 보조금 비율은 11.8%, 대만 TSMC는 10.3%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미 상무부와의 협상을 토대로 2026년 테일러 공장 가동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착공한 테일러 공장은 당초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가동 시점이 2026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 최첨단 로직 생산 라인과 연구개발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테일러 공장을 미국 내 첨단 미세공정 구현 및 연구개발 중심지로 육성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쟁력 회복과 사기진작 차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전 사업부에 반도체 50주년을 맞아 위기극복 격려금 200만 원을 지급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하반기 기본급 200%의 성과급도 지급하기로 했다. DS부문은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한파’로 인한 실적 둔화로 낮은 성과급을 받아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