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재선거 달아오른다…예비후보 등록 첫날 8명 출사표
국민의힘 3명·민주당 4명·정의당 1명
박환기 전 부시장 여당 첫 출마 선언
“거제를 상상만 해도 가슴 뛰는 50만 매력 도시로 열어가겠습니다.”
박환기(62) 전 거제시부시장이 내년 4월 2일 치러지는 거제시장 재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부시장은 20일 오전 예비후보 등록 직후 장목면 하유마을 몽돌해변에서 출마 선언 행사를 열고 국민의힘 후보 경선 참여를 공식화했다.
여당 주자 중엔 첫 출마 선언이다. 현장에는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 등 50여 명이 함께했다.
박 전 부시장은 단상 뒤로 보이는 거가대교를 가리키며 “저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경남도청 근무 때 거가대교 침매터널 책임자로 직접 참여했던 바로 그 장소”라며 “갇혀있던 거제가 부울경 광역 경제권에 접속하는 위대한 순간 느낀 감동과 전율을 지금 이 자리에서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공무원 수 1500여 명의 거제시 행정은 국방을 제외한 경제와 일자리, 건설과 교통, 주택과 복지, 환경과 문화, 보건 등 모든 정책과 기능을 관장하는 작은 정부”라며 “무엇보다 행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선거 당선자에게 주어진 임기가 불과 1년 남짓에 불과해 행정 전문가가 아니고선 방대한 조직과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역세권 개발,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기업혁신파크, 공항 배후 도시건설 등 100년에 보기 드문 대형 SOC 사업들을 기회로 활용하려면 도시계획 전문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기회를 적극 활용해 품격 있고 매력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만드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면서 전문직 공무원 출신이 자신이 그 일에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실제 박 전 부시장은 도시계획을 전공한 토목공학박사다.
이어 1000만 관광도시 구현을 위한 해법으로 ‘규제특례시’를 제안했다.
그는 “말로만 하는 관광은 더 이상 안 된다. 실질적인 토대를 다져야 한다. 핵심은 규제 혁파”라며 “섬이라는 지형적 한계를 넘는 방법은 규제특례시가 유일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거제군에서 공무원을 시작해 19년 정도 거제에서 근무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일했다”며 “거제의 새로운 도약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도록 저의 모든 것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성갑(53) 전 도의원 출마 선언에 이어 여당 소속 박 전 부시장까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거제시장 재선거 열기는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거제시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 첫날 여야 3당에서 총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에선 박 전 부시장과 함께 권태민(66)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상임이사, 황영석(67) 거제시발전연구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김 전 도의원에 권순옥(70)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백순환(65) 전 거제지역위원장, 옥영문(63) 전 거제시의회 의장이 등록했다.
그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정의당에서도 손한진(72) 전 부산시 공무원이 후보로 나섰다.
관건은 국민의힘 공천과 민주당 내홍 사태 수습 여부다.
지역 사회에선 국민의힘이 재선거 사유를 제공한 만큼 공천을 포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재선거는 지난달 박종우 전 거제시장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치러지게 됐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재선거 공천 여부와 관련해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홍도 심상찮다. 김성갑 대표, 권순옥 전 사장, 백순환 부의장, 옥영문 전 의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자청, 변광용 전 시장 불출마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이들은 변 전 시장을 향해 “지역위나 당원들과 어떤 논의 없이 자신의 입신을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함으로써 지역위 기능을 마비시키는 잘못을 범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선 7기 거제시장을 지낸 변 전 위원장은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이어 올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연거푸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낙마했다.
특히 직전 총선 출마 때 향후 시장 재선거가 생겨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몇 차례 공언했지만 박 전 시장 낙마가 확정되자 “이번 재선거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점으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지역위원장을 사퇴하고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당선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것이 총선 때 불철주야 헌신한 당원·지지자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한편 거제시선관위는 내년 3월 13‧14일 본 후보 등록에 이어 20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 28‧29일 사전투표를 한다. 당선인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