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계 움직이는 ‘큰손’은 누구?
영향력 있는 미술계 인물 100인
영국 미술 잡지 ‘아트리뷰’ 발표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 등 포함
영국의 현대미술 잡지 ‘아트리뷰’(ArtReview)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세계미술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이 공개됐다. 한국에서는 설치미술가 양혜규와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름이 올랐다. 양혜규는 48위(지난해 71위), 이현숙 회장은 96위(지난해 92위)로 선정됐다. 특히 이현숙 회장은 올해로 10년째 아트리뷰의 ‘파워 100’에 계속 이름을 올려 국제갤러리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갤러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중동 지역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중동의 자본을 바탕으로 파워 콜렉터로 관심이 쏠렸지만, 미술 수준이 빠르게 높아져 올해는 중동의 전시기획자와 미술재단 대표, 작가들이 두드러지게 성장했다.
올해 전체 1위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르자미술재단(Sharjah Art Foundation) 설립자인 후르 알 카시미가 선정됐다. 지난 2003년부터 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샤르나비엔날레’의 디렉터로 활약 중이며 UAE 왕실의 공주이자 미술계 ‘큰손’이다. 그는 36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는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잡지는 "개발도상국, 비서양 나라의 작가를 내세워 서양 중심의 미술축을 전환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알 카사미는 런던의 미술명문인 UCL슬레이드 미술학교에서 학사를 한 후 로얄 예술 아카데미에서 석사를 받고 로얄 예술 대학에서 현대미술 큐레이션을 공부한 정통 미술인이다.
또 다른 중동계 인사로 카타르박물관이사회 의장인 셰이카 알 마야사 빈 하마드 빈 해리파 알 써니 공주가 9년 만에 순위에 재진입했다. 알 써니 공주는 지난 2015년 87위에 올랐고 올해 21위로 크게 순위가 오르며 등장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의 문화부장관인 배들 빈 압둘라 빈 팔한 아르 사우드 왕자는 41위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이집트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와엘 샤키가 6위에 올랐다. 와엘 샤키는 현재 대구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열리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서울 삼청로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그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 갤러리의 순위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이외에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미술계 인사로 정도련 홍콩 M+미술관 부관장이 30위(지난해 17위), 베를린예술대학 교수를 역임한 재독 철학자 한병철이 39위(지난해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도쿄 모리미술관장인 마미 카타오카(62위), ‘아트위크 도쿄’의 창설자인 니니가와 아츠코(85위)가 순위에 올랐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