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탈 쓰고 공룡 만나는 즐거운 겨울방학 "신난다"
[경남 고성군 ‘3색 박물관’]
전국 곳곳 전래 탈 300점 모은 탈박물관
다양한 전시품 통해 이색 전통문화 체험
무서울 수 있는 탈 표정 친절한 설명 필요
공룡박물관 조형물‧화석, 어린이에 인기
소가야 소개 고성박물관‧고분군도 갈 만
뺨을 빨갛게 만드는 쌀쌀한 날씨와 함께 겨울방학이 눈앞에 다가왔다. 방학 내내 학원에만 다닐 수도 없고, 춥다고 집안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다. 초등학생에게 재미를 줄 수 있고, 역사와 전통문화 공부도 할 수 있는 탐방 여행을 소개한다. 경남 고성군의 탈박물관, 공룡박물관 그리고 고성박물관과 고분군을 ‘3색 박물관’이라는 주제로 다녀왔다.
■고성탈박물관
우리나라 서민들은 예로부터 탈놀이를 즐겼다. 탈을 쓴 채 악귀를 쫓거나 복을 불러오는 춤을 추기도 하고, 서민을 괴롭히는 양반을 놀리기도 했다.
고성탈박물관은 고성오광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탈놀이와 여기에 사용된 탈 300여 점을 모아 전시하고 소개하는 곳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 문화의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박물관 마당에 선 탈 인형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방문객을 환영한다. 색깔이 선명하고 귀여워 함께 사진 한 장 찍기에 제격인 인형이다.
박물관 규모는 크지 않지만 탈이 꽤 많이 전시돼 있어 하나하나 살피면서 둘러보려면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탈마다 재질, 표정이 다 다르고, 맡은 역할이나 상징성이 달라 그 의미를 알아보려면 안내판도 잘 읽어야 한다.
벽에 걸리거나 전시대 안에 놓인 탈 중에는 우스꽝스러운 탈도 있고, 무섭게 생긴 탈도 있다. 곰보 탈도 있고, 도깨비 같은 탈도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처럼 생긴 탈도 있다. 양주별산대놀이에 등장하는 상좌 탈이라고 하는데, 어찌 저리 닮았는지 신기할 정도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라면 다양한 표정의 탈을 보면서 겁을 먹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인에게는 흥미롭게 보이는 탈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무서운 귀신의 얼굴로 보일 수도 있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상세히 설명해주는 친절이 더해지면 두려움을 낮출 수 있다.
박물관 곳곳에는 탈을 써 보거나 탈 모양을 탁본하는 체험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체험용 탈에서 냄새가 조금 나기는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고성공룡박물관
각종 공룡 조형물과 공룡 골격, 화석을 전시해 어린이들에게는 인기 있는 공간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면 정원에 선 초대형 공룡 조형물이 방문객에게 인사부터 한다.
입장권을 사서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자 이곳이 ‘공룡의 집’이라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처럼 중앙홀에 전시된 초대형 육식공룡과 익룡 골격이 눈길을 끈다. 2층에는 오비랍토르 진품 골격 등 다양한 공룡 골격이 전시돼 어린이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영상실도 있어 공룡 관련 영상물을 볼 수 있지만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한다.
1층으로 내려가면 커다랗게 벌린 육식공룡의 입이 방문객을 기다린다. 백악기 공룡을 실물처럼 제작해 분위기 있게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공룡박물관을 둘러본 뒤에는 약간 춥더라도 공룡 공원을 산책하는 게 좋다. 기가노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등 각종 공룡 조형물이 설치돼 사진 찍기에 제격이다. 공원 끝까지 내려가면 공룡이 살았던 흔적인 상족암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티라노체험장에서 각종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고성박물관
고성은 과거 해상강국이던 소가야가 존재했던 지역이다. 고성박물관은 인근 송학동고분군에서 발굴한 소가야 유물을 전시한 시설이다. 전시물이 화려하거나 엄청나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 일곱 곳 중 하나인 고성 송학동고분군을 둘러보려면 미리 살펴봐야 하는 곳이다.
송학동고분군은 소가야의 숨겨진 역사를 담은 타임캡슐이다. 아직 완벽하게 봉인 해제되거나 조사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미지의 왕국’의 전모를 보여줄 소중한 유산이다. 누렇게 변한 잔디 사이로 봉긋한 봉분 사이를 걸으며 시원하게 펼쳐진 고성군 읍내의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마치 과거 가야의 역사 속을 걷는 착각을 느낄지도 모른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