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교생이 대학 과목 이수해도 학점 인정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도입
대학 연계 체제 구축, 8학점 이수 가능
방과후·방학 때 대학 수업 받을 수 있어
해당 대학 진학 땐 대학 학점도 인정
부산대·부산외대 등 전국 15곳 시범사업
2025년부터 고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입시체제 개편에 따라 고교 학점제가 처음 도입된다. 고등학교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수업을 골라 듣고, 기준 학점 이상을 수강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내년 고1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의 범위는 고등학교에서 한정되지 않는다. 대학 수업 역시 고등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다. 교육부가 내년 3월부터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체제’를 운영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고교 학점제와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체제 도입으로 고등학교 교실 모습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에서 수강, 학점도 인정
교육부는 지난 10일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체제 구축·운영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학교밖 교육’을 활성화해 고등학교의 과목 개설 부담을 낮추고,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 수요와 수업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내년 고1이 되는 현 중3 학생들은 대학이 개설한 과목을 이수하면 고교 학점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해당 대학에 진학하면 대학의 학점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최대 인정 학점은 고등학교 3년간 8학점이다.
고교와 대학에서 모두 학점으로 인정되는 과목은 공동교육과정으로도 개설하기 어려운 심화단계 과목이다. 교육부는 대학에서 교수와 강사가 실험·실습실을 이용해 직접 고등학생들을 지도하도록 할 계획이다. 각 시도 교육청은 고1~3 학생 수요를 확정해 대학에 안내하며, 학생들은 방과후나 주말, 방학을 이용해 대학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수업에 따른 평가 실시 여부와 방법은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다만 고등학생들의 학생부에는 원점수·성취도·석차 등급 등 구체적인 성적은 기재되지 않으며, 수강 과목명과 학점만 담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부산 등 5개 시도교육청 내 15개 대학과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에서는 부산대와 부산외대가 참여하며, 울산에서는 울산대가 참여한다. 영남대·대구보건대(대구), 조선대·조선간호대(광주), 전북대·전주교대·국립군산대·군산간호대·원광대·전주대·전주비전대·우석대(전북)도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부산대는 수학·과학 분야 고교 심화단계 과목을 개설할 계획이다. 부산외대는 △외국어 △교양 △문화 관련, 울산대는 △IT △첨단 화학 분야 심화단계 과목을 고등학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내년 15개 대학과의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참여 대학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그동안 대학이 고교 교육에 참여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학생이 학교 밖 교육 기관인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받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출석률·학업성취율 충족해야 졸업
내년부터 시작되는 고교학점제는 지금까지의 고등학교 수업 풍경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등학생들은 학교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한 경우 졸업할 수 있었다. 과목출석률이나 학업성취율과는 상관없이 과목 수업이 끝나면 이수가 인정됐다.
하지만 고교학점제에서 고교생들은 고교 3년 동안 192학점을 선택·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학생들은 과목 출석률(실제 운영 수업 횟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과 학업 성취율(성취율 40%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이수가 인정된다. 교양과목과 대학 등 학교 밖 교육과목은 과목 출석률만 적용된다.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정보는 ‘부산시교육청 고교학점제 지원센터’와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홈페이지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