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수술 전에 부정교합 치료부터”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임플란트 꼭 해야 하나

틀니·브리지 비해 심미·저작력 우수
장점 불구 무조건 수술할 필요 없어
부정교합 해결 못하면 기초 부실
덧니·뻐드렁니 있으면 안 심을 수도
사랑니로 어금니 빠진 자리 대체
교정, 외과, 보철 전문의 협업 중요

임플란트는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아랫니와 윗니의 교합이 바른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이루미치과 전영진 원장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루미치과 제공 임플란트는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아랫니와 윗니의 교합이 바른지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이루미치과 전영진 원장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루미치과 제공

임플란트는 1965년 스웨덴 브레네막 박사가 처음 개발했다. 브레네막 박사는 큰 어금니가 없는 청년의 턱뼈에 티타늄을 심었는데 대성공을 거두었다. 인공 보철물로 자연치아를 대체한 치과 치료의 혁신이었다. 그후 임플란트 기법이 진화를 거듭해 장기간에 걸쳐 안정성이 검증되면서 치과 보철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지금도 3D 기술,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임플란트 수술법 개발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임플란트는 틀니나 브리지에 비해 음식을 씹는 저작 기능이 월등히 뛰어나고 심미적으로 우수하다. 이물감이나 불편함이 적고 관리만 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같은 장점에도 임플란트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에 따른 부작용이 따르고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치아가 빠졌더라도 반드시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정교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는 사랑니와 덧니를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굳이 임플란트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부정교합 방치땐 임플란트 안정성 떨어져

아랫니와 윗니의 치열이 고르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한 임플란트는 기초가 부실한 건물을 짓는 것과 같다. 임플란트 전에 치아 교합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치아가 빠진 자리를 방치하면 주변 치아들이 빈 공간으로 기울어지며 치열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주변 치아를 감싸는 잇몸뼈가 소실되어 치아가 흔들리거나 치아 사이로 음식물이 많이 낄 수 있다. 그리고 상실된 치아와 맞물렸던 윗니가 내려와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교합이 어긋나면 턱관절에 부담이 가중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턱관절 장애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진다.

임플란트를 제대로 심으려면 교정치료를 통해 쓰러진 치아는 세우고, 처져 있는 치아는 올려 전체적인 교합을 고르게 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교합을 정돈한 후 임플란트를 식립하면 임플란트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다.

부정교합을 방치하고 임플란트를 진행하면 작고 모양이 이상한 비정상적인 형태의 임플란트를 심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임플란트는 잇몸 염증에 취약하고, 주변 치아의 잇몸뼈 소실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임플란트 수명이 오래 갈 수 없다. 임플란트 수술 전에 반드시 빠진 치아 주변의 쓰러진 치아를 먼저 세워서 부정교합을 개선해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루미치과 전영진 대표원장은 “부정교합을 방치한 채로 임플란트를 심으면 비정상적인 위치에, 작은 크기의 임플란트를 심을 수밖에 없으므로 임플란트 수명이 아주 짧아질 수 있다. 임플란트 수술 전에 반드시 부정교합 검사를 먼저 받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굳이 임플란트를 안해도 되는 경우

많은 장점이 있지만 임플란트가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 임플란트를 심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울퉁불퉁하게 덧니가 있거나, 앞니가 심하게 뻐드러진 경우에는 치아교정을 통해서 치열을 가지런하게 하면서 빠진 공간을 메울 수가 있다. 실제로 돌출입이 있거나, 덧니가 심한 경우에는 작은 어금니를 2~4개 정도 발치하고 치아교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뻐드렁니와 덧니가 심한 경우에 빠진 치아가 있다면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치아를 가지런하게만 배열해도 해결될 수가 있다.

또 사랑니 모양이 정상적이고 치조골의 상태가 좋은 경우에는 어금니가 빠졌더라도 굳이 임플란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 빠진 치아의 뒤에 있는 사랑니를 앞으로 당겨서 공간을 메우는 치료를 하면 임플란트를 할 필요가 없다.

충치가 심해서 치아 머리 부분인 크라운이 빠진 경우에도 뿌리가 잘 남아 있으면 신경치료를 하고 여기에 크라운을 씌우면 된다.

전영진 원장은 “가능하면 자연치아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므로 치아 뿌리만 남은 경우에도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을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외에도 아래 앞니가 상실되었을 때도 빠진 치아 갯수만큼 심을 필요는 없다. 치아 사이의 간격을 두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래 앞니가 4개 빠졌다면 2개 내지는 3개만 임플란트를 해도 되는 경우가 있다.

■협진으로 임플란트 성공률 높여

임플란트 치료는 치아와 구강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최선의 치료가 나올 수 있다. 단순히 임플란트를 심는 행위로 치료가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임플란트 치료 성공률을 높이려면 시술 과정에서 각 분야별 전문의 협진이 필수적이다. 우선 교정과 전문의는 쓰러진 치아를 세워 공간을 확보하고 처져 내려온 맞은편 윗니를 정상적인 위치로 올려서 부정교합을 먼저 개선하여 임플란트 식립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이미 잇몸뼈가 많이 소실이 되었다면 외과적 수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이 많은 구강외과 전문의나 치주과 전문의가 필요한 경우 뼈이식을 먼저 진행한다. 보철과 전문의는 전반적인 교합과 심미적 요소를 모두 결합한 임플란트 보철물을 설계하여 크라운을 만든다.

전영진 원장은 “임플란트는 치아, 교합, 턱관절 등 다양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하기에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협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플란트가 완성된 이후에는 정기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자연치아와 달리 임플란트 주변에는 치주인대 조직이 없어서 잇몸 염증에 매우 취약하다. 임플란트를 자연치아처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치주과 전문의의 정기적인 관리를 받으면 좋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