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 이달부터 비대면진료 처방 안 된다
15일까지 2주간 계도 기간
위고비 출시 이후 ‘묻지마 처방’과 불법 유통 우려가 제기된 비만 치료제의 비대면진료 처방이 이달부터 금지된다.
보건복지부는 2일부터 비대면진료에서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 치료제 처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비만 치료제의 잘못된 처방과 오남용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협의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주사제형 비만 치료제로 지난 10월 15일 국내 출시됐다. 처방 대상은 BMI 30 이상의 비만 환자 또는 이상혈당증,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30의 과체중 환자, 과체중에 해당하는 심혈관 환자 등이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이 대면과 비대면진료 모두에서 비만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쉽게 처방을 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비대면진료는 올해 2월 의정 갈등으로 진료 공백이 발생하면서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된 상황이다.
식약처는 10월 15일부터 한 달간 집중 단속을 벌여 카페·블로그나 SNS 등 온라인의 비만 치료제 불법 판매 알선 또는 광고 게시물 359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적발 사례 중에는 위고비가 57건(16%), 삭센다가 93건(26%) 등이었다.
비대면진료 처방이 제한되는 비만 치료제는 위고비와 같은 세마글루티드 함유 제제를 비롯해 리라글루티드(삭센다), 터제파타이드, 오르리스타트, 부프로피온염산염 및 날트렉손 염산염(복합제) 함유 제제다.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는 비만 치료에 한정한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지침 개정을 통해 2일부터 해당 비만 치료제 처방 제한을 적용하되,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5일까지 2주간 계도 기간을 운영하고 변경 사항을 안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전문가, 환자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비만 환자를 위한 별도의 비대면진료 제공 모형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비만 환자들이 본인 신체기록 등을 사전에 입력하고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를 통해 점검하는 등 인증 절차를 지키면 비대면진료 처방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예시로 검토된다.
또, 비만 치료제 처방과 이용 행태를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주기적으로 재평가하고, 대한비만학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등과 함께 올바른 체중 관리에 대한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