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홀로 세 아이 키우는 승일 씨
술에 의존하던 아내 가출한 뒤
남은 건 갚아야 할 빚더미 뿐
배달로 네 식구 생계 이어가다
최근엔 사고로 치아 40% 잃어
승일(가명·39) 씨는 오늘도 세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무거운 마음을 오토바이에 싣습니다. 부쩍 차가워진 날씨에 다친 다리가 욱신거리지만 그보다 풀리지 않는 상황에 마음이 더욱 서늘합니다.
철석같이 믿고 사랑했던 아내의 애정은 점점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술을 좋아했고 술에 의존했습니다. 아내는 간경화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아이들과 승일 씨는 점점 뒷전이 되어갔습니다. 3년 전 늘 그렇듯 가출한 아내는 그 길로 발걸음을 끊었고 연락도 소식도 끊어졌습니다.
소식이 끊긴 아내 대신 승일 씨를 찾아온 건 아내가 남기고 간 빚더미였습니다. 승일 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기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승일 씨의 이름으로 갖가지 가전을 빌린 후 중고 거래로 가전을 팔았던 것입니다. 졸지에 사기 피의자가 된 승일 씨는 자신이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지만, 배우자라는 이유로 빚은 모조리 승일 씨의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오는 독촉 전화와 고지서에 쫓겨 다녀야 했습니다. 체납금은 어떻게 해서든 갚아나가겠다며 사정해 매월 성실히 분할로 내고 있지만 범칙금을 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범칙금을 내지 못한 승일 씨는 집을 나간 아내에 대한 가출 신고도 할 수 없었고, 흔한 증명서를 발급받는 일조차 쉽지 않아졌습니다. 남들처럼 한 번에 3~4건씩 배달을 하며 소득을 높여가고 싶어도 신호 위반을 하거나 사고가 나면 당장이라도 쌓인 범칙금을 내야 하기에 이마저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있지만 홀로 버는 소득으로 4명의 식구가 생활하기엔 역부족입니다.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하고자 바삐 운전하던 중 승합차와 사고가 났고, 치아의 40%가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한 현실에 치료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습니다. 치아가 빠지고 흔들려 밥조차 편히 먹지 못하고 물이나 국에 말아 먹기 일쑤입니다. 더군다나 드러나는 치아의 소실로 점점 외부 활동에 자신감을 잃어갔고 마스크나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기에 바빴습니다.
승일 씨는 씹지도, 먹지도 못해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아이들을 바르게 키울 수만 있다면 뭐든 괜찮습니다. 그 바람이 닿았는지 아이들은 서로를 아끼며 서로를 위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고, 아픈 곳이 있을 때 제때 치료를 받고, 하고 싶은 공부와 재능을 찾는 일에 소홀하지 않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컸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인 승일 씨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사하구청 복지정책과 강희진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8일 자 창수 씨
지난 8일 자 ‘폐지와 빈병 모으는 창수 씨’ 사연에 후원자 65명이 327만 6260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 주셨습니다. 모인 후원금은 창수 씨의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절단된 손가락 끝이 시리고 아프다는 창수 씨는 이제 따뜻하고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창수 씨는 이름 모를 도움에 눈시울을 붉히며 “진짜 열심히 살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창수 씨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그토록 사랑하는 동생들과 집들이 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