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남성 호르몬과 항노화
김미경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동남권항노화의학회 사무총장
여성의 여성 호르몬은 폐경을 전후해 급격히 감소하는 것과 달리, 남성에서의 남성 호르몬은 30대부터 시작해서 평생 동안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여성 폐경기에 비해, 남성 갱년기는 진단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최근 관련 연구들이 증가되면서 성선기능저하증으로 치료 기준이 마련되고 있다.
남성 호르몬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름은 남성 호르몬이지만 여성에서도 소량으로 존재한다. 남성 호르몬은 근육 성장과 골밀도 촉진에서부터 기분과 에너지 수준 조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체 기능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남성 호르몬은 남녀를 불문하고 성욕과 성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감소하게 되는 근육량을 보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그래서 특히 남성에서 이 호르몬은 젊음의 활력 및 회복력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성 호르몬 수치 감소는 내장 지방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나이가 들면 뱃살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골밀도와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절의 위험도 감소된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을수록 기억 장애 및 실행 기능의 저하를 포함한 인지 기능 저하 위험과 관련이 있으며 기분과 심리적 웰빙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노화 방지를 위해 남성 호르몬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연구들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 치료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것으로 진단된 남성, 특히 낮은 호르몬 수치로 인해서 성욕이 낮아지고, 피로, 근육 손실과 같은 증상을 경험하는 남성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치료가 권고된다. 그러나 대부분 남성의 경우 호르몬 감소가 천천히 조금씩 일어나기 때문에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실제 치료를 했을 때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남성 호르몬 사용에는 잠재적 위험 및 부작용이 있다.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했을 때 심혈관 질환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논쟁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게다가 전립선암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여러 가지 연구에서 전립선암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존 전립선암의 성장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남성 호르몬 치료는 혈액 속 적혈구 수를 증가시켜 혈전의 위험이 높아지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올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남성 호르몬 치료를 한 사람에서 골밀도는 증가되었으나 골절의 위험은 감소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약간 증가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남성 호르몬 치료는 주치의와 상의해서 이점과 위험을 고려한 맞춤 치료가 꼭 필요한 영역이다. 항노화나 성적인 기능만을 향상시키기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는 오히려 심각한 건강 문제들을 일으킬 위험이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평소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남성 호르몬 수치를 덜 감소시켜 건강한 노화를 향해 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