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조세회피처 있다…공유오피스에 ‘주소세탁’하며 소득세 탈세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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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사업하면서 용인·송도 등에 사업자등록
공유오피스엔 1400개 사업자 입주해 주소세탁
R&D 브로커 통해 연구개발 않으며 세액공제도

일부 유튜버·통신판매업자 등은 창업중소기업 세액 감면을 받기 위해 실제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용인·송도 등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 공유오피스에 허위 사업자등록을 하는 ‘주소세탁’ 사례가 드러났다.(사진은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일부 유튜버·통신판매업자 등은 창업중소기업 세액 감면을 받기 위해 실제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용인·송도 등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 공유오피스에 허위 사업자등록을 하는 ‘주소세탁’ 사례가 드러났다.(사진은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 청년 유튜버 A는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에 창업을 하면 5년간 소득세 100%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실제 사업장은 서울이지만 가짜 사업장인 용인의 공유오피스에 사업자등록을 했다.

그는 3년간 수십억원의 수입을 얻으면서도 청년창업 감면을 적용받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주변인의 제보에 의해 관할 세무서는 현장확인을 했다. 이 공유오피스는 1000여개의 사업자가 등록돼 있으며, 별도로 분리된 사무공간 없이 호수만 구분돼 있고 주소세탁을 위해 우편물 수령만 가능한 장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무서는 이를 확인하고 사업자등록을 직권 폐업조치했으며, 감면받은 소득세와 가산세 수십억원을 추징할 예정이다.


# 치과기공업을 하는 B・C・D・E기업은 자체 연구개발 활동에 지출한 인건비 수억원에 대해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수천만원을 신청했다.

그런데 4개 업체 모두 연구개발 활동 여부가 불분명하고 동일한 컨설팅 업체와 거래한 것이 확인됐다. 또 불법 R&D 브로커를 통해 실질적인 연구개발없이 부당으로 세액공제 신청한 것으로 의심됐다.

국세청 국세조사관은 연구개발 활동 증빙자료로 제출한 연구보고서 등을 추가로 분석했고, 검토 결과 4개 기업 모두 타사의 논문·특허 등을 단순 인용・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연구개발비로 세액공제 신청한 인건비 수억원을 전액 부인하고 수천만원 공제세액을 추징했다.


정부는 지역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특정지역에서 창업하면 소득세를 감면해주거나,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금혜택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교묘히 악용한 탈세행위들이 곳곳에서 적발됐다.

공유오피스 한곳에 1400개 사업자 등록

7일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유튜버·통신판매업자 등은 창업중소기업 세액 감면을 받기 위해 실제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용인·송도 등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외 지역 공유오피스에 허위 사업자등록을 하는 ‘주소세탁’ 사례가 드러났다.

한 예로, 경기도 용인의 400평대 공유오피스에는 1400여 개의 사업자가 입주(한 명당 0.3평)하고 있었으며, 송도에 소재한 400평대 공유오피스에도 ,00여개의 사업자가 입주해 국내판 조세회피처로 악용한 경우를 확인했다.

국세청은 ‘공유오피스 세원관리 TF’를 구성해 이들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무늬만 지방사업자의 실사업 여부를 정밀 검증 중이다. 허위 사업장은 직권폐업 조치하고 부당감면 사업자는 감면세액을 전액 추징하고 있다.


연구소 허위 인정받은뒤 연구개발비 세금혜택

병의원, 학원, 호프집, 택시업체 등이 연구소를 인정받아 실제로 연구개발은 하지 않으면서 R&D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경우도 적발됐다.

또 불법 R&D 브로커에게 연구소 설립·인정, 연구노트 작성 등을 의뢰해 마치 자신이 연구개발을 한 것처럼 꾸민 후 부당하게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도 다수 있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호프집을 포함해 미용실 등 연구개발과 관련이 적은 업종이 연구소를 신고한 사실을 확인됐으며 이 사업장이 세액공제를 신청한 경우 실제 연구개발이 있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실제 연구개발 여부가 의심되는 업종에 대해 R&D 세액공제 전담팀을 활용해 불법 브로커로 의심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그 거래처 중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도 실제 연구개발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근로계약서 위조해 고용증대세액공제도

최근 수수료만 챙기는 데 급급한 세무대리업체에 의한 기획성 경정청구가 급증하면서 국세청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 예로, 서울 서초구에 있는 F세무법인은 경영컨설팅 명목으로 한 업체에 접근해 고용증대세액공제를 받게 해줄 테니 환급세금의 30%를 수수료로 줄 것을 제안했다. F세무법인은 상시근로자 숫자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 위해 근로계약서를 위조해 2021년 고용증대세액공제 세금을 경정청구했다.

이에 국세청은 폐업 등으로 상시근로자 수가 줄었거나 배제 업종(호텔업·여관업 등)을 하면서 공제를 신청한 기업 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또 세무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정확한 자료를 제출하고 납세자에게 고용유지 의무(2년)를 안내하도록 요청했다. 만약 허위 근로계약서를 제출해 부당하게 환급 신청하는 경우 세무사법 위반으로 징계요청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부당 공제·감면 신청은 국가 재정을 불법으로 탈취하는 것으로, 국세청은 인력 여건상 어려움이 많지만 업무역량을 집중해 엄정한 공제·감면 사후관리를 통해 탈세 꼼수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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