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재미교포 역사 120년 만에 첫 연방 상원의원 선출 [2024 미국 대선]
뉴저지주 개표 초반 당선 확정
"선거일은 결승선이 아닌 시작"
앤디 김(민주·뉴저지)이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재미교포 역사 120여 년 만에 한국계 미국인이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된 것이다. 그간 한국계 하원의원은 여러 명 있었지만, 상원의원은 김 당선인이 최초다.
5일(현지시각)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김 당선인은 이날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경쟁자인 공화당 커티스 바쇼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김 당선인의 지역구인 뉴저지주는 지난 1972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줄곧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개표 초반 당선을 확정 지었다.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주에서 젊은 나이에 3선 하원의원을 지냈던 김 의원은 지난 6월 뉴저지주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다.
김 당선인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미국 뉴저지주 체리힐의 더블트리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원의원직을 맡을 준비를 하면서 이 순간을 최고의 겸손함을 가지고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상 미국인으로 불린 약 6억 명 중 약 2000명만이 이 일을 맡을 영광을 얻었고, 재미교포 역사 120여 년 만에 이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역사에 쓰이지 않은 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구태의연함은 끝났다”라며 “우리는 단순히 선거 캠페인을 펼친 게 아니라 망가진 정치를 고치는 운동을 만들어냈다. 선거일은 결승선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뉴저지주 체리힐의 호텔을 당선 소감 발표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5살 때 뉴저지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몇 주간 이 호텔에서 지냈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기억 중 일부는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이 호텔에, 이 자리에 서고 싶었다"며 "부모님과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나와 같은 한 소년에게 꿈을 꿀 기회를 준 이 주에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은 2005년 미 국제개발처 갈등관리전문가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미 국무부 외교담당관을 지냈다. 이어 2010년 미 신미국안보센터(CNAS) 차세대 국가안보 펠로우, 2011년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군사령관 전략참모, 2013년 미 국방부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15년까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거쳐 2019년부터 뉴저지주 3선거구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민 2세인 김 의원은 만 42세로 상원의회에 입성하는 첫 한국계 미국인이며 상원의회에서 세 번째로 젊은 의원이 될 전망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