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여성 vs 백인 남성… 투표율 관건 [2024 미국 대선]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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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극단 지지층 최고조 결집
판이한 외교·안보 정책 변수

28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유세를 앞두고 미 동부 필라델피아에 판매용 선전물들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유세를 앞두고 미 동부 필라델피아에 판매용 선전물들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대비되는 후보가 나왔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은 유색인종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을 내세웠고, 보수 색채가 강한 공화당은 백인 남성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한다. 이처럼 판이한 두 후보는 대척점에 서서 양극단으로 갈라진 지지층을 최고조로 결집시켰다. 이번 미국 대선이 치열한 초박빙의 양상으로 흘러온 이유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역대 최초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역대 두 번째 흑인 대통령에 이름을 올린다. 4년 만에 재집권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78세의 최고령 대통령이자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첫 임기 후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하는 대통령이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통적인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회복 및 수호, 여성의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보호, 서민이나 중산층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세 규합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과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 급증 등 바이든 정부 국정 난맥상을 거칠게 공격했다.

현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로운 지지층으로 백인과 더불어 정치에 불만을 가진 청년 남성을 꼽는다. 미국의 싱크 탱크인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 남성 득표율은 52%였다. 그러나 2020년 낙선 때는 남성 득표율이 2%포인트 감소한 50%에 그쳤다. 젊은 남성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올수록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반대로 백인 여성의 투표율이 관건이다. 퓨 리서치센터는 “민주당이 패배한 2016년 대선 당시 백인 여성 45%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투표했지만 다음 대선에서는 보다 향상된 46%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해리스 부통령은 막판 흑인과 아랍계 표심에도 구애를 펼쳤다. 지난 3일 그는 미시간주 최대 도시인 디트로이트의 한 흑인 교회를 찾아 연설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미시간주는 주민의 2.4%가 무슬림으로 미국 내에서 아랍계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그간 두 후보는 미국의 외교와 안보 정책을 놓고도 극명하게 다른 인식을 제시하며 각기 다른 지지층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각지의 무력 충돌을 미국 내 유권자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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