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경제 기초 살리는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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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현 (사)부산시협동조합협회 회장·전국협동조합협의회 공동대표

2022년 7월 5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협동조합의 날 기념식. 부산시협동조합협회 제공 2022년 7월 5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0회 협동조합의 날 기념식. 부산시협동조합협회 제공

내년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는 협동조합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에 기반한 결정이다. 협동조합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부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포용적 개발을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 ‘세계협동조합의 날’ 기념식을 갖고 협동조합의 역할과 가치를 알리고 있다.

전 세계에는 약 300만 개 협동조합이 있다. 이들 협동조합은 취업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협동조합은 그동안 재생에너지 생산과 유통, 공정무역, 금융협동조합을 통한 금융 접근성 증진 등 다방면으로 공헌해 왔다. 또 이윤 추구와 함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사회 발전, 환경적 책임을 목표로 한다.

협동조합은 지역 풀뿌리 경제 핵심

각국·세계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

내년 유엔 지정 ‘세계협동조합의 해’

지역 경제 살리는 조합 활성화 절실

정부 제도·재정적 전폭 지원 있어야

하지만 국내에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된 지 12년이 지난 현재, 정량적 성과는 이뤘으나 정성적 발전은 미흡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현재의 협동조합들을 업종별로 규모화하는 정책과 장기 저리 융자 정책을 통해 경제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동일 업종 협동조합들도 상호 연대를 강화하고 자본력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신용사업만 운영하고 있는 개별법 협동조합인 신협은 경제사업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협의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본법 협동조합과 이종 협동조합(연합회)을 구성하고, 신협과 협력해 경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상호 협력과 자본 활용의 시너지를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영업 비율이 매우 높아 경제력을 약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본법 협동조합 활성화와 정부 지원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는 게 절실하다. 미국 썬키스트, 스페인 몬드라곤, 스위스 미그로스 등 세계적인 협동조합 기업은 협동조합 모델을 성공적으로 적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사례는 우리에게 협동조합의 가치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같은 성공을 위해 협동조합 구성원과 정부가 알아야 할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그 가치와 원칙을 강조하며 구성원들의 참여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수행 중인 협동조합 관련 업무를 기획재정부 산하 기본법협동조합진흥원(가칭)으로 이관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협동조합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개별법 협동조합 초창기 지원책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 협동조합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둘째,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으로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제공해 협동조합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셋째,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다른 협동조합과의 협력을 통해 자원을 공유하고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겠다. 이종 협동조합(연합회)의 자본력을 적극 활용해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넷째,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인공지능) 시대에 맞춘 혁신과 최신 기술 채택으로 혁신적 사업 모델을 발굴할 필요도 있다.

이들 전략은 협동조합이 지역 사회와 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하는 데 필수적이다. 협동조합이 지역 풀뿌리 경제의 핵심인 까닭이다. 협동조합의 성공은 구성원들의 참여와 헌신에 달려 있고, 이들은 지역 사회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내수 부진으로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럴 때 협동조합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 경제의 기초를 살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정책적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는 정부가 전담 기관을 설립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협동조합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협동조합의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전폭 지원하길 바란다. 협동조합들도 지역 사회와 상생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하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협동조합이 경제 주체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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