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자영업자들…내수 침체에 대출규모 ‘최대’·연체율도 지속 증가
2분기 기준 대출 1060.1조·차주 312.6만명
코로나 이전 대비 374조원·121만명 증가
연체액도 16.5조원…코로나 이전 대비 3.1배↑
중·저소득층 대출 증가세 뚜렷…“확장재정 필요”
극심한 내수 부진 속에 자영업자 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경영 악화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1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대출잔액)는 총 1060조 1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전(2019년 4분기)의 686조 1000억 원 대비 374조 원(54.5%)이나 늘어났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차주) 또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분기 191만 4000명에서 올해 2분기 312만 6000명으로 121만 2000명(63.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연체액은 3.1배(5조 4000억 원→16조 5000억 원), 연체율은 2배(0.79%→1.56%) 각각 늘었다.
소득분위별 자영업자 대출현황을 보면 중·저소득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잔액은 2019년 4분기 502조 2000억 원에서 올해 2분기 729조 6000억 원으로 4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득 자영업자는 대출잔액 증가율이 75.3%(113조 1000억 원→198조 3000억 원), 저소득 자영업자는 86.9%(70조 8000억 원→132조 3000억 원)로 고소득 자영업자에 비해 더 큰 증가세를 보였다.
연체율에 있어서도 중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 2019년 4분기 1.51%에서 올해 2분기 3.06%로 2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0.59%→1.11%, 저소득 자영업자는 1.02%→1.7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분기(0.79%)부터 2022년 4분기(0.65%)까지 분기별로 0.5~0.8%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부터 급등해 그해 1분기 0.99%, 2분기 1.18%, 3분기 1.24%, 4분기 1.26%, 2024년 1분기 1.52%, 2분기 1.56%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편, 3개 이상 대출을 받는 다중채무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차주는 올해 2분기 177만 6000명으로 코로나 이전(2019년 4분기, 109만 7000명)에 비해 67만 9000명이나 증가했고, 채무 규모(대출잔액)와 비중도 2019년 4분기 471조 3000억 원(68.7%)에서 올해 2분기 753조 8000억 원(71.1%)으로 증가했다.
김영진 의원은 “최근 내수 부진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로 근근이 버티던 자영업자들이 대출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중소득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으로 대출만 확대하며 오히려 빚만 늘리고 있다”며 “금융 지원이 아닌 내수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확장재정 정책을 적극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