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앞으로 재보선, 한동훈·이재명, 누가 더 큰 리스크?
야권, 일찌감치 한동훈 책임론 부각
"1곳만 져도 국민의힘 곧바로 내전"
'정권 심판론' 꺼내든 이재명도 부담
"혁신당에 밀리고 금정 지면 리더십 상처"
10·16 재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일찌감치 거대 양당의 ‘대표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여당이 1곳만 져도 한동훈 대표 체제에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혁신당에 밀리고 금정 보선에서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치명타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보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 결과에 따른 한 대표 타격을 전망하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국민의힘이 (선거구 4곳 중)3 대 1로 이겨도 내전 상태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두드러진 윤·한 갈등을 계기로 선거 결과를 놓고 당내서 ‘네 탓 공방’이 벌어질 거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영광·곡성군수 선거 중 한 곳에서 지더라도 큰 타격은 없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를 겨냥해 “만약에 (선거에서)지면 한동훈 대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당장 물러가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대표 가지고는 다음 지방선거 또는 그 이후를 도모하기 어렵지 않겠나라는 그런 판단이 (당내에서)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과 혁신당 의원들이 한 대표의 치명타를 거론하는 배경은 여러가지다. 당내 한 대표 세력이 두껍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잦은 불화설에 당 구심점이 강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겪었던 지난 총선 패배 여파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당 내 상황을 볼 때 선거 결과를 두고 내부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 호남 2곳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 야당의 주장이 지나친 억측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보수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중 한 곳에서라도 패한다면 책임을 둘러싼 친윤계와 친한계의 파열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2주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에 마음을 놓긴 이르다. 당장 민주당 텃밭 지역인 호남 영광군 지역에서부터 민주당 후보가 혁신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영광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무선 자동응답(ARS 100%)·응답률은 19.4%·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후보 지지도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 32.5%, 혁신당 장현 후보 30.9%, 진보당 이석하 후보 30.1%로 나타났다. 세 후보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 ±4.4%포인트) 내 초접전을 벌이며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어느 당도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변수가 발생하면서 민주당도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 선거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금정 선거에서 이 대표가 당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 대표는 중앙당 개입을 최소화한 국민의힘과 달리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정권 심판론’을 꺼내기도 했다. 여기에 민주당 김경지 후보, 혁신당 류제성 후보는 당장 제대로 된 단일화 논의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가 현실화하는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선 민주당의 압도적 보선 승리가 필요한데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혁신당에게 밀리고 부산에서 또다시 선거 패배를 한다면 이젠 돌파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