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내년 봄 벚꽃을 보고픈 만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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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일하며 술에 의존하다
한때 노숙자 생활까지 전전해
췌장낭종으로 수술 진단받고도
수급비로는 병원비 감당 안 돼

여지없이 하루는 참을 수 없는 복통과 축축한 이부자리로 시작됩니다. 혼자 견뎌야 하는 힘든 고통과 밀려드는 삶에 대한 후회로 만수(가명·53) 씨의 몸과 마음은 지쳐 갑니다.

만수 씨의 어린 시절은 부유하진 않았지만 따뜻한 부모님, 우애 깊은 동생과 소박한 행복이 있었습니다. 집안의 장남으로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며 돈을 모으는 재미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단란한 가정도 꾸렸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찾아온 암이란 병마로 아버지, 어머니가 잇달아 돌아가셨고, 슬픔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동생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나버렸습니다.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달래기 위해 자꾸만 술에 취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점점 술에 대한 의존은 심해졌습니다. 만수 씨의 일상은 무너져 내렸고 이런 모습에 지친 아내도 어느 날 곁을 떠났습니다.

혼자가 된 만수 씨는 술을 끊어야 했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질수록 끊임없이 술을 찾게 되었습니다.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힘든 노동을 견디기 위해 술을 마셨습니다. 술 때문에 더 힘들어지면 그걸 핑계 삼아 다시 술을 마시는 알코올 중독의 늪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2014년 추운 겨울 간경화와 췌장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만수 씨는 끔찍한 복통과 혈변으로 말라만 갔고 돌봐주는 사람도 없이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몸 상태가 됐습니다. 월세마저 감당할 수 없게 돼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만수 씨는 모든 걸 포기하고 노숙을 시작했습니다. 인생에 대한 어떤 희망도 꿈꿀 수 없는 나락 속으로 추락했습니다.

그즈음 만수 씨는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노숙 생활을 접고 수급자가 돼 월 50여 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됐습니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마음의 상처를 달래 가며 지난 시간을 후회하고, 술을 끊고 다시 일어서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재기를 꿈꾸던 만수 씨의 몸은 망가져만 갔고, 지난해 10월 췌장낭종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반복되는 입·퇴원으로 수급비로는 병원비도 감당하기 힘들어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힘든 시간은 길어졌습니다. 온몸에 노랗게 황달이 생기고 복수가 차올라 집보다 병원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어지럼증도 심해서 길에서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스텐드 삽입술까지 하여 죽을 수도 있다는 막막함에 두려움만 커집니다.

뒤늦은 후회 속에 다시 삶을 꿈꾸는 만수 씨지만,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통에 지쳐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수 씨가 제대로 된 치료로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나 내년 봄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볼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의 손길을 부탁드립니다.

△부산진구 개금2동 주민센터 방현진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2일 자 정순 씨

지난 2일 자 ‘시한부 딸 병원비로 암담한 정순 씨’의 사연에 후원자 75명이 354만 8602원을,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모인 후원금은 정순 씨 딸의 병원비와 보증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사연이 나오기 며칠 전, 딸은 정순 씨를 혼자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1000만 원 이상의 병원비를 빚진 상황이지만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평생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정순 씨는 감사를 표했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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