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도 검은 월요일… 한 달 만에 8000만 원 붕괴
미 경기침체로 투자심리 위축
실업률도 3년 만에 최고 수준
트럼프 지지율 부진도 한 몫
"미 대선 결과 따라 변동 커"
비트코인이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8000만 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5일 오후 3시 15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7371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선 731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8000만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이다.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5만 1005달러(한화 약 6985만 원)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업비트에서 325만 원, 빗썸에선 323만 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선 2259달러(약 310만 원)에 거래됐다.
이날 비트코인 약세는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1만 4000명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8만 5000명을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지난 6월 취업자 수 증가 폭도 기존에 발표됐던 20만 6000명에서 17만 9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7월 실업률은 4.3%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실업률은 3.7%였다.
최근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유출 추세도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블록체인 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 2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2억 3745만 달러(3237억 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 5월 1일 이후 약 90일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 이후로는 역대 4번째로 높은 순유출액이다.
특히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지지율에서 가상자산 산업에 우호적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앞선다는 소식도 비트코인 가격의 악재 요인이다. 여론조사 단체 유거브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을 오차범위(±2.1%) 내에서 앞섰다.
앞서 비트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11월 미국 대선 당선 기대감에 9600만 원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공약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선 트럼프 재선 기대감에 따른 비트코인 낙관론도 존재한다. 가상자산 시장분석가 댄 드 로버는 “트럼프가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80만 달러(약 11억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뉴스플랫폼 AMB크립토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당선되면 비트코인이 8만 달러(약 1억 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