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산에 1만 세대 분양, 관건은 치솟은 분양가
8월 분양 예정 ‘드파인 광안’
역대 최고가 평당 3340만 원
10월 한진 CY 땅에 신규 분양
롯데 ‘르엘’ 평당 4000만 원대
하반기 11개 단지 1만 440세대
고분양가 논란에 분양 성적 관심
올 하반기 부산에서는 11개 아파트 단지, 1만여 세대의 신규 분양이 쏟아진다. 잇따른 고분양가 논란에 상반기 평균 청약 경쟁률이 1 대 1 수준에 머물 정도로 저조했기에 당초 계획보다 분양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 단지와 인근 신축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일정 수준 이상 좁혀지지 않는다면, 입지와 브랜드가 좋더라도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다.
31일 부동산 분석 전문업체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부산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 단지는 모두 1만 440세대에 달한다. 가장 먼저 분양 일정에 돌입해 하반기 부산 분양시장 성패를 점쳐볼 수 있는 가늠자는 ‘드파인 광안’이다.
8월 분양에 나서는 드파인 광안은 SK에코플랜트가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이 적용된다. 지하 2층~지상 31층, 10개 동 전용면적 36~115㎡, 1233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이 중 567세대가 일반 공급된다.
드파인 광안의 평(3.3㎡)당 평균 분양가는 3340만 원으로 역대 부산 정비사업장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 기준으로 분양가는 11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존 최고 분양가는 지난해 9월 분양한 남구 대연동의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으로 평당 3237만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또 다른 대어급 분양으로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센텀 르엘 웨이브시티’가 있다. 재송동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 부지에 부산 첫 공공기여 협상제 형태로 개발되는 아파트로, 센텀시티 권역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으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이 적용되며 최고 67층 높이의 6개 동, 2076세대 대단지 아파트가 조성된다. 대형 평수를 주력으로 내세워 50평형대와 60평형대가 500세대씩 공급될 예정이다.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이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4000만 원 중후반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1481세대 규모의 안락푸르지오(안락1구역 재건축)가 연말에 분양할 가능성이 있다. 10월에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금호(1023세대)와 사하구 메타팰리스당리(821세대)가 분양을 앞두고 있고, 11월에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11블럭(1370세대), 사하구 당리포레나(543세대) 등이 분양을 할 전망이다.
분양가는 성패를 좌우할 열쇠다.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산지역에서는 6302세대 일반 공급에 7528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1.19 대 1의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특히 하이엔드 설계와 미래 가치로 관심을 모았던 동구 범일동 블랑써밋74는 1.04 대 1의 경쟁률에 그치고 말았다. 그나마 선방을 했던 건 7.8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던 부산진구 양정롯데캐슬프론티엘이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 공사비 상승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고 분양시장도 위축돼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분양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상반기에 저조했던 청약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고분양가 추세가 지속될 분위기인데 신규 분양하는 단지들과 인근 3~4년차 신축 아파트들과의 가격 갭이 좁혀질 때까지 분양 성적표가 좋아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