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민 안전 불감증 어떻게 치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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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배 국립한국해양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BC재난안전센터장

안전 불감증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이다. 최근 서울시청 앞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는 다시 한번 우리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이 이처럼 중요한 때가 있었을까. 이러한 대형 사고 예방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첫째, 안전 불감증의 위험성과 사회적 악영향을 인식해야 한다. “안전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 말은 사고가 난 후가 아닌, 사고를 예방할 때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일상을 소홀히 한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은 결국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지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2022년 한국에서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1만 5000건 이상 보고되었으며, 이로 인해 사망자 수도 206명에서 214명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음주 운전 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과 안전뿐만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에도 큰 영향을 끼치며, 법적 조치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

둘째, 데이터를 통한 문제 인식 및 예방 중심의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안전사고 사례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분석하여 사고의 원인과 유형, 발생 빈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사고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교통 사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특정 시간대나 장소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예방 정책 수립에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역주행 방지를 위한 도로 설계 개선, 교통 신호 시스템의 최적화,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 강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안전 교육과 예방 정책의 개발이다. 정기적인 안전 교육과 훈련을 통해 모든 시민이 기본적인 안전 수칙과 응급 처치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에서의 교통 사고 데이터 분석 결과, 대부분의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호 무시, 음주 운전, 과속 등이 주된 원인이다. 반면, 스웨덴의 ‘비전 제로’와 네덜란드의 ‘지속 가능한 안전’ 정책은 교통 사망자 수를 현저히 줄이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교통 시스템 전체에서 인간의 실수를 예상하고,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 내지 도로 사용자를 중심으로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넷째, 사회적 참여를 통한 안전 문화 강화이다. 우리 각자가 안전 규칙을 생활화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그 중요성을 전파할 때 비로소 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대중 매체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지속적인 안전 캠페인은 일상에서의 안전 수칙 실천을 장려한다.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의 안전한 내일을 위해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자. 정부 차원의 조치나 법적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 주도로 안전 문화를 내재화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설마’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고 예방과 위기 대응 능력이 향상된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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