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김 68% 생산 한국, ‘김 산업 진흥원’ 설립해야”
국내 해조류 연구 100주년 맞아
수과원, 12일 전남서 심포지엄
국내 김 시장 규모 5조 원 추정
"고수온·해양오염 등 대책 필요”
시장 규모가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김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김 산업 진흥원 등 전담 기관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지난 12일 전남도청에서 ‘근현대 해조류 양식 연구 100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해조류 양식 연구 100주년과 해조류연구소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국내 해조류 양식 연구는 1924년 7월 전남 수산시험장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수과원 해조류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가 해조류 전문 연구기관으로 2004년에 설립됐다.
수과원·전남도·한국조류학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해조류 관련 종사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전문가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김 산업 현황 및 지속 순환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김지환 지원장은 “김 산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 김 산업 진흥원 등 전담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김 산업은 부가가치를 모두 포함하면 전체 규모가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종자는 192억 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물김(5083억 원), 마른김(1조 4000억 원), 조미김(3조 3000억 원) 등 가공 단계마다 부가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김 생산량은 1억 4126만 속(1속당 100장)으로 전 세계 김 생산량의 68%를 차지했다.
김 지원장은 “김 양식 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 양식 어장 밀집, 해양 오염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현재 김 산업 관련 기관과 부서가 산재해 있는데, 5조 원 산업 규모에 걸맞은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조류연구소 황은경 연구관은 ‘한국 해조류 양식 연구 100년의 도전과 미래 비전’을 주제로 발표했다. 황 연구관은 “국제연합(UN)과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 기구는 이미 해조류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블루오션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해조류연구소는 ‘해조류 산업 기술혁신을 통한 블루오션 창출’이라는 비전을 갖고 해조류 우량품종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김뿐만 아니라 해조류 양식 분야에서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FAO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해조류 양식 생산량은 3500만t이며 이중 한국 생산량은 180만t이다. 특히 한국 김 생산량은 최근 10년간 연 평균 9.4% 성장해 세계 평균(6.5%)보다 높다.
종합 토론 시간에는 지난해 김 수출 1조 원 돌파,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 등 국내 해조류 산업의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방향과 역할을 논의했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해조류는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과 해양 기반의 기후변화 해결책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세계 해조류 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