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엔진 공룡’ 탄생…“HD한국조선·STX중공업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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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박엔진 부품·시장 1·3위 기업결합 성사
엔진부품-선박용 엔진 수직결합 경쟁제한 우려
3년간 공급거절·가격인상 금지 등 조건 부과

공정거래위원회 정희은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주식취득 건에 대한 심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표 공정거래위원회 정희은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주식취득 건에 대한 심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표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 신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선박 엔진 부품과 선박 엔진 시장의 1·3위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생산 단계별 1위 사업자 지위가 공고해졌다.

공정위는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조건으로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의 공급 거절 금지 △최소물량 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금지 등 국내 선박용 엔진 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국내 조선업 수직계열화 구조. 공정위 제공 국내 조선업 수직계열화 구조. 공정위 제공

이번 기업결합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 부품 시장의 약 80%, 선박용 엔진 시장의 약 70%를 보유하며 각 시장의 1위 사업자 자리를 굳혔다. 엔진 부품부터 선박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도 더욱 공고해졌다.

이번 기업결합은 선박-선박용 엔진-엔진 부품(CS)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엔진 부품 사업자인 STX중공업을 인수하는 결합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엔진 부품-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 △선박용 엔진-선박 간 수직결합 등 유형별로 경쟁 제한 가능성을 검토했다.


선박용 엔진. 공정위 제공 선박용 엔진. 공정위 제공

크랭크샤프트. 공정위 제공 크랭크샤프트. 공정위 제공

우선, 엔진 부품과 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의 경쟁제한 우려에 주목했다. 공정위는 결합회사가 경쟁 엔진사인 한화엔진과 STX엔진에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인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을 경우 엔진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내에서 크랭크샤프트를 만드는 회사는 HD한국조선해양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STX중공업의 자회사 KMCS, 두산그룹 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 등 3곳이다. 선박 엔진 제조 시장은 HD현대중공업, 한화엔진, STX중공업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3년 동안 경쟁 엔진사의 안정적인 크랭크샤프트 수급이 가능토록 공급 거절 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금지 등을 결합 승인 조건으로 설정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과 선박용 엔진-선박 간 수집결합에 대해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승인 결정은 '친환경 엔진 투자 등을 통한 전 세계 엔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결합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면서 경쟁 엔진사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 및 관련 중간재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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