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선수 3인 ‘완전체’에 가을야구 희망 건다
절치부심 반즈, 몸 만들어 SSG전 출전
탈삼진 79개로 1위 달리다 부상 당해
KIA 상대 첫 완봉 윌커슨, 6월 수상
가장 많은 이닝 뛰고 출루허용률 낮아
김태형 감독, 레이예스 대활약 극찬
78경기 모두 출전해 7홈런 67타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 야구 진출 여부가 확정되는 올 시즌 후반기에 이미 좋은 성과를 낸 외국인 선수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 빅터 레이예스 3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롯데에서 뛰었지만, 영입된 선수 모두 시즌 내 야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낸 사례는 드물다.
롯데의 올 후반기 경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좌승사자’ 반즈의 복귀와 그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다. 롯데는 9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SSG와의 3연전 경기에서 반즈를 마운드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반즈는 올해 5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 2회 초 도중 허벅지 통증을 감지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1과 3분의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상태였다.
반즈는 병원에서 안쪽 근육이 미세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2~3주 내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치료가 길어지면서 삼성과의 경기가 전반기 마지막 피칭이 된 셈이다.
반즈는 후반기에 곧바로 합류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데 전념했다. 홈구장인 사직구장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2군 퓨처스리그 KT 위즈전에 선발 투수로 뛰었다. 예정대로 2이닝을 소화해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21개를 기록했다. 피안타와 볼넷은 없었다.
반즈는 올해 시즌이 열린 이래 11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부상을 입을 당시만 해도 79삼진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었고 200삼진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기세였다.
반즈가 복귀하면 투수 운용에도 숨통이 트여 롯데의 선발진이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반즈가 빠진 뒤에도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지 않고,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이 때문에 윌커슨이 힘겹게 마운드를 지킨데다 최근에는 나균안이 징계를 받아 선발진에 추가 빈 자리까지 발생했다.
반즈와 함께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인 윌커슨은 지난달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함께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였다. 한국프로야구(KBO)는 KBO리그 6월 ‘쉘힐릭스플레이어’ 수상자로 윌커슨을 선정하기도 했다. 윌커슨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 1.45로 1위를 차지했다.
윌커슨은 6월 선발 등판한 5경기 중 4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성적을 일궈냈다. 특히 지난달 4일엔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후 네 번의 등판에서도 세 번을 7이닝 이상 투구했다. 6월 한 달간 가장 많은 이닝인 36과 3분의 2이닝을 뛰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4번째로 낮은 1.04일 정도로 준수하다. 그는 롯데 6월 상승세에도 큰 기여를 한 셈이다.
롯데의 4번 타자 레이예스는 올 시즌 상반기에 김태형 감독이 “너무 잘해줬다”며 극찬할 정도로 출중했다. 레이예스는 시즌 시범경기 8경기에서 7안타 타율 0.350의 성적으로 기대감을 남겼다. 이어 3월 7경기에서 11안타에 1홈런 3타점 타율 0.393의 성과를 일궜다.
4월에는 30안타 3홈런 16타점 타율 0.333 OPS(출루율+장타율) 0.864로 펄펄 뛰었다. 레이예스는 특히 롯데가 시즌 초반 꼴찌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전준우와 함께 제 몫을 해 준 타자였다. 레이예스는 5월에도 29안타 2홈런 타율 0.302 OPS 0.799로 좋은 흐름을 만들어 나갔다. 그는 롯데가 치른 78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49에 7홈런 67타점, 출루율 0.386, 장타율 0.502를 기록했다.
사실 롯데는 수년간 외국인 타자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일부 선수는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선수가 부상을 입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특히 롯데가 지난해 영입한 니코 구드럼은 악몽 그 자체였다. 구드럼은 타율 0.295, 출루율 0.373을 기록하긴 했으나, 기대했던 홈런은 단 한 개도 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이예스의 영입 성공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