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90분간 외나무다리 대결
박빙 승부서 대선 분수령 예상

27일 미국 대선 첫 TV토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의 첫 TV토론에서 격돌한다.

CNN은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애틀랜타에서 두 후보의 TV 토론을 진행한다.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야당 후보와 현직 대통령으로서 맞섰던 4년 전과 공수 입장이 바뀐 상황에서 90분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외나무다리 대결’을 치를 예정이다. 미국 대선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맞대결을 벌이는 건 TV 토론이 시작된 195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두 후보는 전국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경합주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번 대선 레이스는 누구도 쉽게 그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장외에서 치열한 상호 비방전을 벌이며 ‘불구대천의 반목’을 보이는 중이다. 이번 TV 토론은 두 후보가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정책과 활력을 경합하는 자리여서 미국 내 부동층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책 측면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 고물가, 낙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통제에 실패해 불법 이민자가 늘었고,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이 조기에 끝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이른바 ‘민주주의 위협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박음 돈 관련 유죄 평결을 핵심 공격 소재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토론은 그야말로 두 라이벌 간의 ‘고독한 백병전’이다. 두 차례의 중간 광고 시간(각 3분 30초)에 두 후보는 휴식을 취할 수는 있지만 캠프 관계자와의 접촉도 할 수 없다. 사전에 준비된 메모는 지참할 수 없으며, 펜과 메모장, 물 한 병만 주어진 상태로 토론에 나선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