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부산 찾아 미 항공모함 승선 "한미동맹 상징"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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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워싱턴선언' 이행조치…미국 철통 방위공약 상징"
북·러 군사동맹 복원 등 한반도 상황 급변 따라 안보행보 나서
1974년 박정희,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 이어 세 번째 승선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미 해군 제9항모강습단장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준장으로부터 주력 전투기인 F/A-18 등 함재기들과 전투기 이착륙 시 필요한 각종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미 해군 제9항모강습단장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준장으로부터 주력 전투기인 F/A-18 등 함재기들과 전투기 이착륙 시 필요한 각종 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에 승선해 한미동맹 의지를 강조하면서 두 나라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루즈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의 이행 조치"라면서 "강력한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미국 항모 승선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6·25 전쟁 제74주년 기념식과 참전 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한 뒤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이 한창이던 지난 4월 5월 부산에서 식목일 행사와 사전투표를 한데 이어 80여일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항모 승선은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해 군사동맹을 사실상 복원하는 등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6·25 전쟁 제74주년 기념식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조약을 체결하며 군사동맹을 복원한 데 대해 처음으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역대 대통령들은 5·10년을 단위로 6·25 기념행사에 참석해왔는데, 윤 대통령은 최근 엄중한 안보 상황을 감안해 이날 부산과 대구 일정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격납고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며 발언하고 있다.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지난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격납고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며 발언하고 있다.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지난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격납고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며 발언하고 있다.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지난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해 격납고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며 발언하고 있다. 현직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여를 위해 지난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루즈벨트함에 승선하자, 대통령의 승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임무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영송병의 구령과 함께 300여 명의 한미 장병들이 큰 소리로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군 주요 직위자와 함께 항공기 이동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 갑판으로 이동한 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제9항모강습단장으로부터 항모의 주력 전투기인 F/A-18 등 함재기들과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필요한 각종 장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F/A-18은 영화 '탑건 매버릭'에 등장한 전투기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격납고로 이동해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공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루즈벨트함이 내일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출항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격려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한미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등을 두드려 주며 격려했고, 한미 장병들은 대통령이 격납고를 떠날 때까지 환호성을 보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지난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들어왔다. 연합뉴스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지난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들어왔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승선한 루즈벨트함이 국내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루즈벨트함은 니미츠급으로 길이 332.8m, 폭 76.8m 규모이며, 비행갑판 면적은 축구장의 약 3배다. 특히 FA-18(슈퍼호넷), F-35C 전투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 시호크 해상작전헬기 등 9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승조원도 6000여 명에 달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부산에 기항한 미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에 승함했다. 미국 전략핵잠수함에 다른 나라 국가 원수가 승함한 것은 우방국을 통틀어서도 처음이어서 주목받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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