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들 이번에는 ‘핵무장론’ 놓고 공방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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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6.25 74주년 맞아 페이스북에 “우리도 핵무장 해야”
북·러 조약 이후 안보 위기감 속 보수 지지층 결집 노린 듯
반면 한동훈 “핵무장 잠재 역량 갖추는 데까지만” ‘속도 조절론’
원희룡은 “핵우산 강화한 워싱턴 선언 실효성 확보 더 중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사동맹에 준하는 북·러 조약 체결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핵무장론’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6·25 전쟁 74주년인 25일 오전 페이스북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은 이어 기자들과 만나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이하는 것은 이제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리며 “이제는 핵무장을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북· 러 조약 이후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핵무장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 의원이 보수 지지층 공략을 위해 의제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사실상 국책 연구소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이 지난주 북·러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자체 핵무장과 잠재적 핵 능력 구비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잠재적 핵 능력 구비’란 한미 원자력 협정의 제한을 받는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권한의 확보를 뜻한다.

이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제정세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필요하면 핵무장의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데까지는 가자”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바로 핵무장으로 가면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국민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한 핵연료 재처리 기술 확보는 필요하지만 당장 핵무장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독자적인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지난해 한미 양국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우산 강화’ 성과를 얻었다. 지금은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 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핵무장론에는 선을 그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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