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화·확산하는 투자 리딩방 사기, 근절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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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모니터링·단속 강화 서두르고
투자자, 일확천금 유혹 경각심 가져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피싱범죄수사계 관계자가 4월 23일 리딩방 피해보상을 미끼로 가짜코인 투자를 유도, 수십억 원을 편취한 신종 피싱 범죄단체 검거와 관련한 브리핑에 앞서 조직원들의 저장장치, 고가의 시계 등 압수품을 나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피싱범죄수사계 관계자가 4월 23일 리딩방 피해보상을 미끼로 가짜코인 투자를 유도, 수십억 원을 편취한 신종 피싱 범죄단체 검거와 관련한 브리핑에 앞서 조직원들의 저장장치, 고가의 시계 등 압수품을 나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모주를 미끼로 투자자들을 속이는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체(일명 투자 리딩방)의 주식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투자 리딩방이란 주식을 잘 모르는 개인 투자자들을 유인해 고액의 회비나 투자금을 가로채는 단체 대화방 등을 말한다. 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통해 “적은 투자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을 꼬드기고 있다고 한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경찰 수사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 부산 강서경찰서가 공모주를 미끼로 투자자들을 속여 자금을 편취한 투자 사기꾼 일당을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주식시장과 유사한 거래소 시스템을 만들어 투자금을 입금받은 뒤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않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부산의 한 50대 피해자는 온라인 투자 전문 코치가 오픈 채팅방에 곧 상장될 것이라면서 비상장 주식 투자를 부추겨 친척에게 돈까지 빌려 1억 5000만원을 투자금으로 입금했으나,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고 호소한다. 최근에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전문가, 연예인, 경제 유튜버 강사를 사칭한 투자 리딩방까지 등장하는 등 사기 행태가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투자 손실은 노후 생활 불안정은 물론이고 가정 파괴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허무맹랑한 고수익에 현혹돼 투자 위험을 뻔히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베팅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답답한 노릇이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리딩방 사기 피해 민원은 2018년 906건에서 2022년 3070건으로 뛰었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피해액은 1965억 원, 올 2~5월 피해액은 2371억 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와 피해액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경우라도 고수익, 원금 보장 등을 내걸고 일대일 조언을 해주거나, 투자금 계좌 입금을 요구한다면 투자 사기로 봐도 무방하다. 카카오톡, 유튜브 등을 통해 일대일로 주식 종목을 찍어 준다거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준다고 해도 당연히 의심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지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현재의 단속 의지와 수준으로는 늘어나는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활개치는 ‘투자 리딩방’의 유인 방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모니터링과 단속,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금융위와 금감원, 검찰에 전담부서를 설치해 상시 감독하는 한편 직권 조사권과 자료제출 요구권 등의 권한을 신설·확대해 진화·확산하는 금융 사기를 근절해야 마땅하다. 사기 세력을 철저히 색출해 기소하고 범죄 수익과 은닉 재산을 박탈해 다시는 금융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투자자들도 일확천금의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리딩방 투자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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