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인데 고작 8승, 롯데의 ‘잔인한 봄’…김태형 “타석에서 ‘조급함’ 버려야”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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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팀 중 유일한 한 자리 승수
‘봄데’ 옛말, 근래 최악의 성적표
타율·타점·득점 등 타격지표 꼴찌
김 감독 “기술보다 심리적 문제”
반등 열쇠, 방망이 부활에 달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전 1군 복귀 첫 타석에서 팔꿈치에 공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전 1군 복귀 첫 타석에서 팔꿈치에 공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범타에 그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범타에 그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잔인한 봄’을 보내고 있다. 5월을 맞았지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한 자리 승수에 그치며, 최하위로 처졌다.

‘봄데’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그나마 봄에는 강하던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3·4월을 마친 현재 롯데의 성적표는 ‘8승 21패 1무’로 승패 마진이 -13이나 된다.

최근 10여 년간 롯데가 받아든 최악의 봄 성적표라 할 만하다. 2010년대 들어 5월에 접어들 때까지 롯데가 한 자리 승수에 머문 건 2011년(7승 14패)과 2013년(9승 1무 11패) 두 차례. 하지만 올해는 시즌을 일찍 시작해 이미 30경기 이상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가 안 되는 수치다. 4월을 마친 현재 리그 순위 꼴찌인 것도, 승률이 2할대(0.276)인 것도 올 시즌이 처음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가을야구 의지를 드러냈지만, 개막부터 부진이 시작됐다. 3월 23·24일 SSG 랜더스와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4연패로 시즌을 시작했고, 4월 들어 싹쓸이패를 3번이나 당하며 8연패와 4연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위닝 시리즈를 3차례 기록했지만 연패 탓에 승패 마진을 -8이나 까먹었다.

개막 초반 투타가 동반 부진했다면 시즌을 5분의 1 이상 치른 현재는 특히 방망이가 문제다. 어느 팀이건 타격은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유독 올 시즌 롯데는 개막부터 차갑게 식은 방망이가 한 달 넘게 달아오르지 않는다. 1일 오전 현재 팀 타율은 한화(0.253)보다 9리 앞선 9위(0.262)이고, 장타율(0.374) OPS(0.702) 득점권타율(0.237) 타점(115개) 득점(123개) 홈런(18개) 등 나머지 주요 타격 지표는 9위보다 한참 아래인 꼴찌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이유로 ‘조급함’을 꼽는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원인이란 진단이다. 김 감독은 “타석에 들어서면 조급함 때문에 자기 페이스를 못 잡는 부분이 보인다”며 “급해지면서 상대와 타이밍 싸움에서 자꾸 밀리고, 또 공을 보려고 하면 카운트를 빼앗기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고 답답해 했다.

1~2군 선수들을 수시로 바꿔가며 변화를 꾀해도 효과가 없다. 부상으로 개막을 함께하지 못한 ‘롯데의 미래’ 외야수 김민석은 지난달 10일 콜업됐지만, 8경기 타율 0.179(28타수 5안타)로 부진해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내야수 한동희도 복귀 후 7경기에서 타율 0.167 1타점에 그치며 최근 2군으로 향했다.

여기에 잘해주던 선수들이 부상 악재를 만났다. ‘마황’(마성의 황성빈)이란 별명을 얻은 황성빈은 4월 들어 4할에 가까운 타율로 쾌속 질주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보름 동안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갖고 돌아온 안방마님 유강남은 지난달 30일 복귀 첫 경기 첫 타석에서 팔꿈치에 공을 맞고 교체됐다. 그나마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손호영이 안정적인 수비와 3할대 타율로 제 역할을 해주는 점이 위안거리다.

한편, 롯데는 지난달 30일 7연패 중이던 키움 히어로즈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연패 탈출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5선발 이인복이 1회에만 5실점하는 등 6회까지 0-7로 뒤진 채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잔루를 11개나 쌓은 ‘변비 타선’의 문제점도 그대로였다.

1일 오전 현재 롯데 투수진은 팀 방어율 5.27(7위) 실점 169개(공동 5위) 퀄리티스타트 13차례(2위) 등 일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5월 반등의 열쇠는 타자들의 방망이에 달렸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3월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손뼉을 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3월 2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손뼉을 치며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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