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8000’ 가는데… ‘1200’선에서 헤매는 코스닥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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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이끌 주도주 부재 장기화
시총 상위 바이오주 약세 보여
연이은 대형 악재도 부진 이유
하반기 정책 모멘텀 기대할 만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BK-코스닥 붐업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코스닥 시장의 정보 비대칭 해소와 시장 신뢰 회복을 통해 코스닥 시장을 살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연합뉴스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BK-코스닥 붐업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코스닥 시장의 정보 비대칭 해소와 시장 신뢰 회복을 통해 코스닥 시장을 살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축포를 쏘고 있지만 코스닥은 1200선 안팎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닥 3000시대’를 공언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코스피의 열기와 달리 좀처럼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2위 종목의 주가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주도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잊을 만하면 터지는 악재까지 발목을 잡으며 부진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바이오 종목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달 24일 26년 만에 12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채 1200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하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유동성이 쏠리며 8000포인트(P)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는 앞자리를 두 차례 바꾸며 86.22%(3363.54P) 상승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25.46(235.66P)%에 그쳤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3일 이후 지난 22일까지 코스피는 전쟁 악재를 지우며 25.68%(1603.58P)나 올랐지만, 코스닥은 되레 2.65%(31.65P) 하락했다. 시장 일각에서 나왔던 ‘3000스닥’ 기대감도 힘을 잃는 분위기다.

코스피 상승의 중심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반도체 대형주들이 있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기대 속에 투자 자금이 집중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각각 35.10%, 82.94%나 상승했다. SK스퀘어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 상승에 따라 주가가 83.72%나 급등, 코스피 시총 3위에 오르며 코스피 지수를 견인했다.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돼 시총 상위 종목의 상승과 하락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반면 코스닥은 시총 상위 기업들이 맥을 못 추고 있고, 시장을 이끌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한 상태다. 코스닥 시총 상위 1, 2위 기업으로, 2차전지주로 분류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3일부터 5월 12일까지 각각 2.48%, 20.81%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바이오주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코스닥 부진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이 기간 코스닥 시총 3위 기업인 알테오젠은 10.55% 하락했고, 에이비엘바이오(-38.04%), 펩트론(-10.00%), HLB(-1.74%), 리가켐바이오(-17.89) 등 대부분의 바이오 대표주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주도주의 잇따른 대형 악재도 코스닥 상승 동력을 약화시켰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3월 24일 주가가 100만 원을 넘어선 뒤 30일 128만 4000원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총 1위에 올랐지만, 기술력과 계약 구조를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30만 원대로 급락했다.

알테오젠 역시 핵심 플랫폼 기술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며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로얄티에 대한 수익률보다 낮은 실질 수익률이 올해 1월 공개되자, 단순한 수익성 저하를 넘어 신뢰성 리스크가 부각되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말에는 코스닥 대표 반도체 소부장 기업인 리노공업이 대규모 블록딜 공시를 내놓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 700만 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하면서 오버행(잠재적인 과잉 물량) 우려가 커졌다.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에는 변화가 없지만, 단기적으로 경계 심리와 관망 기조가 강화돼 주가 상승이 억제되고 대랑 물량 출회 가능성에 따른 수급 부담도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의 부진 원인으로 높은 밸류에이션도 꼽는다. 코스닥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를 웃돌아 코스피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고, 바이오·테마주 중심의 시장 구조상 취약성이 높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전 세계 주식시장 수익률 1위인 코스피로 대거 이동한 것도 코스닥 상승세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책 모멘텀이 코스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으로 세분화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강화하는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22일 출시된 국민참여성장펀드 자금이 코스닥으로 유입되면 수급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BNK투자증권 김성노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등 실적 장세에서 코스닥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돈을 잘 못 벌고 있다는 점과 리스크가 나타난 일부 종목이 편입돼 있는 ETF의 부진도 코스닥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며 “코스닥을 부양하려는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유효하고, 개인들이 코스닥 150 ETF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지만, 정책 효과와 체질·실적 개선이 맞물려야 코스닥 상승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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