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헝가리 귀화' 김민석 "한국 사랑했지만 스케이트 더 사랑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 출전한 헝가리의 김민석이 경기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간판으로 맹활약하다가 음주운전 사고 후 헝가리로 귀화한 김민석(26)이 올림픽 무대를 마친 뒤 "한국을 사랑했지만, 스케이트를 더 사랑했다"며 한국을 떠난 이유를 밝혔다.
김민석은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준결승 2조에서 12위에 그쳐 탈락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스케이트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며 "2년 동안 훈련을 못 하게 되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매우 사랑했고, 국가대표로 활동했기에 밤낮으로 고민을 거듭했다"며 "그러나 스케이트를 더 사랑했기에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민석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어갈 에이스급 선수였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이승훈, 정재원(강원도청)과 함께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남자 1500m 동메달을 따내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민석은 지난 2022년 7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그는 충청북도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밖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식사 자리가 끝난 후 만취 상태였음에도 김민석은 자신의 승용차 운전대를 직접 잡았다. 동료들을 차량에 태우고 선수촌으로 복귀하던 그는 선수촌 내 도로를 주행하던 중 보행자 도로와 차도를 구분하는 경계 구조물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차를 두고 도망간 정황도 있었다.
결국 그해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아울러 2023년 5월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2년의 '무적' 공백이 주는 부담감이 그를 헝가리로 향하게 했다.
김민석은 헝가리 빙상 대표팀 한국인 지도자인 이철원 코치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은 뒤 고심 끝에 쇼트트랙 문원준과 함께 국적을 변경했다.
국적까지 바꾸며 선수로서의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김민석의 헝가리 귀화 후 첫 올림픽 도전은 '노메달'로 막을 내렸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