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동남권투자공사·해사법원… 李, 부산 현안에 ‘올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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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개청식·업무보고까지
하루 대부분 지역 일정에 소화
동남권투자공사 별도 보고 요청
“아시아 해운 금융 허브로 도약”
6·3 지방선거 ‘민심 잡기’ 분석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수정동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수정동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을 찾아 현장 국무회의를 열고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 개청식에 참석하는 등 하루 일정을 부산 현안 점검에 집중했다. 해수부 이전과 해사법원,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등 지역 핵심 과제를 국무회의에서 직접 챙기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동구 해수부 임시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연 데 이어 오후 해수부 임시 청사 개청식에 참석하고 현안 업무보고까지 모두 부산에서 소화했다. 하루 대부분을 지역 일정에 할애하며 부산 현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동남권투자공사 추진 상황과 해사법원 설립, 해수부 이전 등 부산 현안을 연이어 거론했다. 회의 과정에서는 김성범 해수부 차관으로부터 부산항 3.0 추진 전략을 직접 보고 받고, 세부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해사법원 설립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직접 질문했고, 기존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던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진행 상황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지역 현안을 세세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김 차관은 해사법원 추진 상황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관련 법안이 논의 중이고, 상당 부분 의견이 좁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동남권투자공사 추진과 관련해 “부산 시민들이 관심 있는 사안”이라며 준비 상황을 별도로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해사법원과 해수부 이전, 동남권투자공사 등은 시너지 효과가 있는 사안인 만큼, 각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5년 내 자본금 3조 원가량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약 50조 원 규모를 운용해 지역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추진 상황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 과정에서 가용 자산 규모를 직접 묻는 등 세부 사항까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오후에는 부산 동구 해수부 임시 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해수부 부산 시대’의 출발을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개청식에서 “해양수산부 청사 개청은 단순히 청사 하나를 부산으로 옮긴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북극항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웅대한 포부를 만천하에 밝히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해수부 부산 이전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해수부 이전에 발맞춰 해양수산 분야 공공기관과 해사법원, 관련 해운기업들도 부산에 든든하게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약속한 대로 부산항을 세계 최대 항만으로 육성하고 가덕신공항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해사법원 설립과 함께 해운 관련 법률·금융·보험 산업을 집적·육성하고, 동남권투자공사와 해운거래소 설립도 추진해 부산을 아시아 해운금융 허브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후 이어진 해수부와 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도 해수부 이전 상황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날 행보를 두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에 힘을 싣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사퇴한 이후 뒤숭숭해진 부산 지역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해수부 장관 공석 문제를 언급하며 후임 장관을 가능하다면 부산 지역 인재로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이 핵심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해수부 부산 시대를 선언하고 부산의 숙원 과제를 직접 챙기며 부산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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